폭력시위 자체 감시단 뜬다

  • 입력 2008년 6월 10일 03시 00분


“자원봉사자 현장에 배치”… 촛불집회 어제도 계속

지난 주말 촛불집회 현장에서 일부 시위대가 처음으로 쇠파이프와 각목을 휘두르는 등 시위가 과격한 양상을 띠면서 집회 참가자들이 스스로 과격 행동을 감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9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홈페이지 등에는 ‘폭력시위 감시단’을 만들어 시위대의 폭력을 저지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는 글이 줄을 이었다.

누리꾼 ‘인큐’는 “현장에서 쇠파이프, 망치 등을 소지한 사람을 설득해 압수하고, 경찰과의 대치 현장에서 무력 충돌을 최대한 저지하자”며 “폭력적으로 변해서 얻는 것은 없다. 폭력시위 감시 자원봉사단의 조직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누리꾼 ‘아싸’도 “정부와 경찰을 이기는 방법은 시민들이 비폭력으로 똘똘 뭉쳐 집회를 축제의 장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시민들이 폭력을 휘두르면 시민들이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대책회의 관계자는 “10일 집회에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폭력 감시에 나설 것으로 보이고, 대책회의 측에서도 자원봉사자를 현장에 배치할 것”이라며 “이미 평화집회 호소문까지 발표해 일부의 과격한 사례는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영상취재: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국민대책회의는 9일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시민 2500여 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의 불씨를 살려 갔다.

이들은 “6월 10일 100만 명 모이자”라는 구호를 외치며 10일로 예정된 집회의 분위기를 돋우는 데 주력했다. 1시간가량 가두 행진을 벌인 뒤 오후 9시 40분경 자진 해산했다.

서울광장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분신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9일 숨진 이병렬 씨의 분향소가 설치돼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이날 연세대 학생회관 앞에선 이한열 열사 21주기 추모 행사가 열렸다.

추모제에는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씨 등 유족과 1987년 당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부의장이었던 우상호 전 통합민주당 의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제 기획단은 “21년 전 독재 타도를 외치며 목숨을 바쳤던 열사정신을 계승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아내자”고 주장했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들로 구성된 ‘iCOOP생협연합회’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및 수돗물 민영화 반대를 위한 ‘4만 엄마들의 6·10선언’ 행사를 개최하고 쇠고기 수입 재협상 및 평화집회 보장, 서민살림 대책을 촉구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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