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밀양 영어도시’ 결국 무산

  • 입력 2008년 6월 9일 06시 35분


경남도와 밀양시가 민간자본을 유치해 만들기로 했던 대규모 ‘영어도시’ 조성 계획이 무산됐다.

경남도는 8일 “경기 파주보다 큰 영어도시 조성을 추진하던 ㈜한신DNP가 최근 국제화 교육도시 특구의 신청 반려 등으로 사업이 어렵다고 통보해 왔다”며 “사업의 완전한 포기인지를 확인해야겠지만 현재로서는 무산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신DNP 측은 사업 포기 이유로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실시에 따른 재원 조달의 어려움 △밀양 국제화교육도시 특구 신청 반려 △특수목적고는 물론 비인가 대안학교 설립의 어려움 등을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신은 밀양시 단장면 미촌리 일원 74만5000m²에 8700억 원을 들여 4년 동안 가칭 ‘리틀(Little) US’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이 도시에는 교육시설인 학교와 영어마을, 영어학원을 비롯해 아파트, 근린상가와 쇼핑몰, 영화관, 빌라와 유스호스텔 등을 넣어 미국형 미니 도시를 만들고 영어권 인력을 확보해 학생과 주민들을 상주시킨다는 구상이었다.

이 업체는 사업지역 내에 아파트를 분양해 사업비의 상당 부분을 조달하고 외부 자금도 유치하려 했지만 분양가 상한제 도입 등으로 차질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도와 밀양시는 지난해 4월 미국 뉴욕에서 영어도시 사업설명회를 열고 주정부와 현지 인력을 밀양 영어도시에 파견하는 문제를 협의했다.

한신DNP는 2006년 8월 경남도, 밀양시와 영어도시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지난해 3월 밀양시로부터 교육특구 특화사업자로 선정됐으나 지난해 두 차례 당시 재정경제부에 신청한 국제화교육도시 특구가 반려됐다.

이 사업이 무산됨에 따라 사업구역 내 시유지 39만6000m²의 사용을 허용했던 밀양시는 다른 목적으로 개발할 기회를 놓쳤다. 또 경남도와 더불어 섣불리 영어마을 조성에 달려들었다가 행정력 낭비는 물론 신뢰를 상실하는 결과를 빚었다.

리틀US가 구상될 당시 지역 시민단체들은 “면밀한 타당성 조사와 여론 수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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