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살해한 여인이 꿈에 나타나…”

  • 입력 2008년 5월 10일 02시 58분


광주교도소에 수감된 추모(22) 씨는 최근 교도소 고충처리반에 상담을 신청했다. 강도상해 혐의로 검찰이 징역 7년을 구형한 뒤 결심 공판을 앞두고 있었다.

추 씨는 교도관에게 “지난해 10월 대전 동구의 모텔에서 내가 성폭행한 다방 여종업원이 숨졌다”고 털어놨다.

그는 “차 배달을 온 여성을 목 졸라 실신시킨 뒤 성폭행했는데 깨어나지 않아 달아났다”고 말했다.

추 씨는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죽은 여성이 입에서 피를 흘리는 모습으로 꿈에 자주 나타나 자수하게 됐다. 정말 죄 짓고는 못 사는 것 같다”고 죄책감을 토로했다.

추 씨의 자백에 따라 경찰은 당시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조회하고 대전지역 다방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였다.

경찰은 실제 그런 사건이 있었고 추 씨가 성폭행했다는 다방 여종업원(28)이 살아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추 씨는 경찰에서 “(피해 여성이) 살아 있다니 다행이다.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추 씨가 “강도상해 사건은 나와 함께 수차례 절도 행각을 벌인 A 씨의 짓이다. 살인을 감추기 위해 A 씨가 저지른 강도상해 사건을 내가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왔다”고 주장함에 따라 A 씨 검거에 나섰다.

광주=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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