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112층 빼고’ 제2롯데월드 일단 착공

  • 입력 2008년 5월 1일 02시 57분


서울시 5~11층 9개 동만 허가

롯데그룹의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에 시동이 걸렸다. 핵심인 112층 초고층 건물은 일단 제외했다.

서울시는 29일 열린 제11차 건축위원회에서 송파구 신천동의 제2롯데월드 신축계획안(조감도)을 조건부로 가결했다고 30일 밝혔다. 지하 5층, 지상 5∼11층, 연면적 42만4059.72m² 규모.

이번 심의는 112층 건물을 뺀 나머지 9개 건물이 대상이었다. 롯데는 설계안에 112층 초고층 건물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112층 초고층 건물은 정부의 불허 방침으로 보류된 상태.

롯데는 1994년부터 112층짜리 제2롯데월드 건립을 추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이던 2006년 2월 최고 높이 555m, 112층 규모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지구단위계획 심의 의결을 받았다.

그러나 공군이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신축에 반대했다.

행정협의조정위원회는 지난해 7월 건물 높이를 203m(43층)로 제한했다. 이에 롯데는 지난해 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롯데는 이달 초 서울시 건축위에 43층 높이의 건축계획안을 제출했다. 계단 및 엘리베이터, 방화 설비 등 모든 건물 구조를 112층에 맞춘 채 높이만 뚝 잘라 43층으로 만드는 안이었다. 시 건축위은 이 안을 부결시켰다.

이번에 내놓은 안은 112층 건물 자체를 포함시키지 않았다. 모든 건물 구조 역시 11층 이하에 맞춰 심의를 통과했다. 롯데는 헌법소원 과정을 지켜보고 규제가 완화되면 112층 건물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초고층 사업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실제로 이번 심의를 통과한 사업 용지의 터파기 작업만 해도 1년 이상 걸린다. 헌법소원에서 롯데의 뜻이 받아들여지면 설계 변경과 시 건축위의 재심의를 거쳐 112층 건물을 올릴 수 있다.

112층 건물 용지는 전체 사업 면적의 10분의 1이 되지 않아 기초 공사 등 재시공을 하는 데 추가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롯데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112층 건물 건축이 성사되리라는 기대감을 갖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단 영화관, 쇼핑몰이 들어서는 부속 건물 건축을 먼저 시작하되 초고층 건물은 융통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주성원 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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