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와, 모나리자가 손을 흔들어요”

《“어? 모나리자가 움직인다! 그런데 눈썹이 없네?” 1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종합운동장 내에 있는 체험전시회 ‘살아있는 미술관’을 찾은 김준희(11) 양의 말에 그림 속 모나리자가 대답을 한다. “제가 살던 500년 전 유럽에서는 이마가 넓은 사람이 미인이었어요. 그래서 이마가 넓어 보이려고 저처럼 눈썹을 없앤 사람이 많았답니다.” 준희 양은 디지털로 복원된 그림 속 인물의 대답에 고개를 끄덕거리며 “책에서만 본 모나리자와 대화할 수 있어 너무 신기하다”고 말했다. 딸과 함께 이곳을 찾은 주부 최지영(45·서울 마포구 창전동) 씨는 “아이가 즐거워하고 미술교육을 하는 효과도 있어 일석이조”라고 밝혔다. 최근 감성교육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재미와 교육적 효과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형 체험학습이 각광을 받고 있다.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생을 위한 에듀테인먼트형 체험학습 선택 방법과 활용법을 소개한다.》

박물관 미술관 문화센터 놀이터까지 교육나서

○ 재미와 교육적 효과를 동시에

에듀테인먼트형 체험학습은 책에서만 봤던 것들을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하는 가운데 자연스럽게 재미와 지식을 쌓을 수 있어 감성 발달과 사고력 확장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아이의 연령이나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프로그램 선택은 자칫 아이의 흥미를 잃게 만들 수 있다.

초등 저학년은 학습의 기초를 다지는 시기이므로 있는 교과목과 연관된 프로그램을, 고학년은 학습의지를 기를 수 있도록 교과 진도에 맞는 체험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미취학 아동은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재미 위주의 체험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운영하는 ‘SAC-TOUR’는 생생한 공연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곳 토월극장의 객석과 무대장치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무대 감독 체험도 할 수 있다. 콘서트홀에서는 리허설 과정을 둘러보고 공연이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사이언스홀은 미래과학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유명하다. i-world관에서는 가상공간에서 물고기가 돼 수영 경기를 할 수도 있고, 3차원 영상 시뮬레이터로 가상 우주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경기 의정부시 과학도서관에 있는 천문우주체험실은 천문 및 우주과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최첨단 장비로 우주체험을 할 수 있고 날씨가 좋으면 천체관측도 할 수 있다. 관람객의 연령별로 수준에 맞는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장점이다.

경기 안양시 석수동 안양예술공원 터치터치 과학놀이터에는 소리를 증폭시켜 미세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음파 탐지기, 원심력을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는 턴테이블, 사물을 3차원으로 표현하는 스크린 등이 전시돼 있어 기초과학의 원리를 쉽게 배울 수 있다.

○ 생활 속 체험 공간

서울 강동구 성내동의 강동어린이회관 동동놀이체험관은 인체체험이 가능하다.

트림과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구, 콧속에 공을 집어넣으면 재채기를 하는 사람 모형, 사람 배설물 모양의 쿠션까지 아이들이 신기해하는 놀이시설이 많아 재미있게 인체의 구조를 이해할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보건환경연구원(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은 영양체험관을 통해 건강과 음식, 영양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각종 모형을 이용해 음식물이 소화되는 과정도 배우고 체성분 분석기로 자신의 체지방량도 측정해 볼 수 있다. 현재 학교 단위로 예약을 받아 운영되며 방학 기간에는 학부모를 동반한 학생들에게도 개방할 예정이다.

한국금속캔자원협회가 운영하는 캔 재활용 체험 전시관인 캐니빌리지(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서는 게임을 통해 재활용품의 분리배출 방법과 캔의 유통기한 확인법 등을 배울 수 있다. 놀이를 통해 환경보전과 자원절약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길 국립민속박물관 내에 위치한 어린이민속박물관에서는 초등학교 사회교과서에 나오는 민속 관련 내용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자석으로 차례상과 돌상 차리기, 영상으로 김치 담그기, 한복 차림 아바타 만들기 등 다양한 놀이를 통해 전통문화를 배울 수 있다.

○ 가르치기보다 느끼게 해 주세요

체험과정에서 자녀에게 장황한 설명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보를 주입하기보다는 체험 속에서 자연스럽게 배경지식을 습득하게 하는 것이 좋다.

체험 내용이 교과과정과 연관이 있다면 교과서에 실린 내용과는 무엇이 같고 또 다른지,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은 내용은 무엇인지 확인해 보면 좋다.

체험이 끝난 뒤에는 사진 등을 이용해 일기나 보고서 형태로 무엇을 보았는지, 무엇을 느꼈는지를 정리해 보면 관련 지식도 쌓을 수 있고 학습 의지도 키울 수 있어 도움이 된다.

중앙대 유아교육과 조형숙 교수는 “아이들의 발달 상태와 관심사에 따라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달라져야 교육적 효과가 크다”며 “미리 프로그램 내용을 살펴보고 어떤 것을 선택할지 함께 결정하고 계획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에듀테인먼트형 체험학습 프로그램
프로그램	특징	기간	문의
예술의전당 SAC-TOUR	백스테이지와 리허설 과정체험, 공연에대한 흥미 유발	매월 첫째 주, 투어일정 지정 공지	02-580-1443 www.sac.or.kr
살아있는 미술관	3D영상과 홀로그램으로 살아 움직이는 그림 전시	3월 7일부터 개장 오전10시∼오후7시	02-541-0310 www.alive-gallery.com
의정부 천문우주 체험실	우주체험과 천체관측	우주체험 오전10시∼오후5시 천체관측 화/목 오후 7시 반	031-828-8670 www.uilib.net
터치터치 과학놀이터	다양한 기구를직접 작동하면서 기초과학의 원리 터득	6월 29일까지 오전10시∼오후6시 월요일 휴관	031-473-0999 www.sciencefun.co.kr
LG 사이언스홀	첨단과학의 세계를 흥미로운체험을 통해 학습	오전9시15분∼ 11시15분 오후1시반∼4시 공휴일 휴관	02-3773-1052 www.lgscience.co.kr
동동놀이 체험관	신체를 모형으로 재현한 ‘우리 몸 속 여행’	오전10시반∼오후7시 월요일, 공휴일 휴관	02-486-3516 www.gdkids.or.kr
캐니빌리지	환경과 자원재활용의중요성을 배우는 캔 재활용 체험 전시관	오전10시∼오후5시 월요일, 명절 휴관	031-706-2915 canny.can.or.kr
길동생태 문화센터	계절에 관계없이 1년 내내 자연생태학습 가능	오전 10시∼오후5시 화요일 휴관	02-472-2770 parks.seoul.go.kr
국립박물관 부속 어린이 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을 본뜬 재현유물을 체험	오전9시∼오후6시 월요일, 신정 휴관	02-2077-9000 www. museum.go.kr
어린이 민속박물관	교과서 속 민속내용을 놀이와 체험 통해이해	오전9시∼오후6시 화요일 휴관	02-3704-3130 www.kidsnfm.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