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이 씨가 이날 오전 경찰이 자신을 공개 수배한 사실을 안 뒤 서울 한강에 투신자살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목격자를 찾고 있다.
그러나 이 씨가 숨진 채 발견됨에 따라 실종된 김모(46·여) 씨 일가족의 행방을 ¤는 데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 한강에서 이 씨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신모(34) 씨는 "한강에서 보트를 타다 강물에 시신이 떠내려 오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며 "당시 시신은 검은 색 바지에 검은 색 구두를 신은 채 엎드린 자세로 강물 위에 떠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의 시신 확인 작업에 참여한 경찰 관계자는 "시신의 상태가 비교적 깨끗한 점으로 미뤄 (이 씨가) 숨진 지 24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서는 없었고 전화카드 한 장과 흰색 마스크가 윗옷 주머니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11일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용의자 이 씨의 사진과 김 씨의 가족사진이 실린 '실종사건 용의자 수배' 전단을 전국 경찰서에 배포하고 이 씨를 전국에 수배했다.
경찰은 "일가족 4명이 모두 실종됐고 실종된 지 22일이 지난 점, 용의자가 유명 프로야구 선수인 점 때문에 이번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김 씨가 지난해 10월 서울 마포구 창전동 K아파트에 전세금 2억 원을 주기로 하고 입주했으나 아파트가 가처분 등기 상태라는 것을 뒤늦게 알고 전세금 중 1억 7000만 원은 가처분 등기가 말소되면 주기로 한 사실을 밝혀냈다.
경찰 조사 결과 전세금 잔금 지급일을 5일 앞둔 지난달 15일 김 씨의 1억 7000만 원 짜리 정기예금이 해약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 씨 주변인을 조사한 결과 "김 씨와 이 씨가 2년여 전부터 내연 관계였고 곧 재혼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한편 경찰은 김 씨의 남편 자살에도 이 씨가 관여했는 수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김 씨 남편이 자살했다고 하는데 이호성이가 이 사건에 관여했는지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라며 "정말 자살이 맞는지, 혹시 이 씨가 김 씨와 짜고 타살을 자살로 위장한 것이 아닌지 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씨의 남편은 2년 전 우울증으로 자살했다.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