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시 출연기관, 나사 풀렸나

  • 입력 2008년 2월 14일 05시 53분


이사장이 현직 유지한채 특정정당 공천 신청

거래업체서 금품 받은 간부 실형 선고 받기도

울산시가 출연한 기관의 기관장이 현직을 유지한 채 특정 정당에 공천 신청을 해 논란을 빚고 있다. 또 일부 직원들은 거래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는 등 울산시 출연기관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신용보증재단 유태일 이사장은 4·9총선에서 울산 울주군 출마를 위해 5일 한나라당에 공천 신청을 했다. 그러나 유 이사장은 이사장직을 사퇴하지 않았다. 그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한 결과 울산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선거법상 사퇴 대상 공직이 아니라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울산신용보증재단은 자본금 437억 원 가운데 울산시 236억 원(54%), 국비 151억 원(35%)을 출자해 2004년 4월 설립한 기관으로 유 이사장은 1억 원 안팎의 연봉을 받고 있다.

지역 정치권과 공직사회에서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출자해 설립한 기관의 이사장은 공직자와 같은 신분인데도 선거법상 사퇴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직을 유지한 채 특정 정당에 공천을 신청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울산발전연구원 간부 A(62) 씨 등 2명은 거래업체로부터 편의를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차례에 걸쳐 14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최근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이 연구원의 일부 직원은 도시계획 수립을 위한 설문조사를 하지 않고도 설문조사를 한 것처럼 꾸며 수백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으며, 직원 출장 여비를 부당하게 많이 지급받은 사실이 지난해 울산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적발되기도 했다.

현재 울산시의 7개 출연기관 가운데 울산신용보증재단과 울산발전연구원, 울산중소기업지원센터 등 세 곳의 기관장(임기 3년)은 각각 재임용돼 2009, 2010년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울산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울산시가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 중인 공직사회의 ‘철밥통 깨기’를 출연기관까지 확대해야 하며 이들 기관에 대한 감사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시 출연기관 현황
기관기관장(나이)임용(임기 만료)경력
시설관리공단노맹택(61)2006년 8월
(2009년 8월)
울산시 상수도사업본부장
울산발전연구원서근태(68)2000년 12월
(2009년 12월)
부산대 교수
울산산업진흥테크노파크임육기(60)2005년 4월
(2008년 4월)
특허청 상표의장 심사국장
울산도시공사신명선(63)2007년 2월
(2010년 2월)
현대중공업 부사장
울산항만공사김종운(62)2007년 7월
(2010년 7월)
현대미포조선 부사장
울산신용보증재단유태일(57)2004년 4월
(2010년 4월)
울산 중구의회 의장
울산중소기업지원센터이동우(46)2003년 1월
2009년 12월)
국회의원 보좌관
자료: 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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