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 수돗물 ‘아리수’하반기 일반에 판매

  • 입력 2008년 1월 23일 02시 51분


이르면 하반기 중 서울의 수돗물 ‘아리수(상표명 아리水)’가 페트병에 담겨 시중에 판매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리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먹는 물 기준을 통과한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이라며 “아리수의 일반 판매를 위해 환경부에 법 개정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수돗물을 페트병에 넣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기도 하다”며 “생산 시설과 설비는 이미 갖춰져 있기 때문에 법 개정만 이뤄지면 하반기부터 시중 판매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가격은 아직 정하지 않았지만 시중에서 판매 중인 생수의 5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운송비와 유통비를 포함해도 500mL 페트병 기준으로 100∼200원 정도.

▽환경부도 긍정적 검토=수도법과 먹는 물 관리법에 따르면 수돗물을 페트병 등에 넣어서 판매하는 행위는 금지되어 있다.

서울시를 비롯한 몇몇 지자체는 수돗물의 판매 허가를 여러 번 요청했다. 환경부는 “수돗물을 먹는 샘물처럼 판매하는 것은 국민에게 양질의 수돗물을 저렴하게 공급한다는 정부 정책에 어긋난다”며 반대해 왔다.

하지만 이 당선인이 수돗물의 일반 판매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 당선인은 대선 당시 미국의 코카콜라사가 수돗물을 정수처리한 뒤 일반에 판매하는 예를 들며 수돗물의 상업화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환경부 관계자는 “당선인의 공약사항인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허용 쪽으로) 결론이 나면 개정안을 마련한 뒤 공청회를 거치겠다”고 말했다.

▽인수위에도 아리수 공급=서울시는 6개의 아리수 정수센터(강북 광암 구의 뚝도 암사 영등포)를 운영한다.

강북 정수센터는 2개의 생산라인을 가동해 하루에 4만4000병을 생산할 수 있다. 현재 350mL, 500mL, 1.8L 등 세 종류의 페트병을 만든다.

서울시는 1년여 전부터 아리수 페트병을 국회나 청와대에 공급해 왔다. 최근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450박스를 공급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아리수::

고구려 때 한강을 부르던 말. 서울시는 2001년부터 수돗물을 페트병에 생산했으며 2004년 ‘아리水’와‘Arisu’란 이름으로 특허청에 상표신청을 했다. 지난해 12월 검사 결과 일반세균, 총대장균 등 68개 항목의 농약류 및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았고 중금속도 나오지 않아 먹는 물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