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말하는 CCTV, 어린이 교통사고 없앴다

  • 입력 2007년 12월 7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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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경기 양주시 신지초등학교 강금순 교사가 행정실에 있는 모니터로 학생들의 하굣길 상황을 살펴보며 마이크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동영 기자
4일 오후 경기 양주시 신지초등학교 강금순 교사가 행정실에 있는 모니터로 학생들의 하굣길 상황을 살펴보며 마이크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이동영 기자
“차도에 서 있는 어린이, 인도로 올라가 주세요!”

4일 오후 경기 양주시 백석읍 복지리 신지초등학교 앞 사거리.

이곳을 처음 지나는 어른들은 갑자기 어디선가 들려오는 ‘선생님’의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하지만 어린이들은 이미 익숙한 듯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표정이었다.

선생님의 목소리가 흘러나온 곳은 학교 앞 횡단보도 옆에 세워진 철제기둥 위. 이곳에는 학생들의 움직임을 살필 수 있는 폐쇄회로(CC)TV 카메라와 스피커가 설치돼 있다.

이 ‘말하는 CCTV’가 설치된 것은 7월.

양주시는 이곳에 택시 승강장과 버스정류장 2곳, 물류센터와 대형 할인점 등이 밀집해 있어 사고 위험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말하는 CCTV를 시범 설치했다.

설치된 CCTV 카메라는 100여 m 떨어진 상점의 간판 전화번호를 정확히 판별해 낼 정도의 고성능 장치. 등하교 시간대에 지도교사는 학교 안에 설치된 모니터를 통해 학생들을 지켜보다가 위험한 행동을 하면 마이크로 경고한다.

이 장치가 설치된 이후 이 학교 앞에서는 안전사고가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신지초교 강금순(43·여) 교사는 “교통위험 요소뿐 아니라 폭력, 안전사고까지 예방할 수 있어 이 시설이 등하굣길의 지킴이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학교 하늘(8) 양은 “선생님이 보이지 않는 데서 얘기하는 것이 재미있어 교통신호를 잘 지키게 됐다”고 말했다.

양주시는 7월 신지초교를 포함해 이 지역 5개 시범학교에 이 장치를 설치했으며 안전사고 예방에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3억700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연말까지 양주시의 23개 모든 초등학교 앞에 말하는 CCTV를 설치하기로 했다.

양주시 관계자는 “이 장치가 다른 교통안전시설물에 비해 사고 예방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른 지역에도 이런 설비를 갖추면 어린이 안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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