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자고나면 껑충… 젓가락 들기 겁난다

  • 입력 2007년 11월 2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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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 가격과 국제 유가 급등, 이상기후로 인한 국내 작황 부진 등으로 채소와 가공식품 등 ‘밥상 물가’가 치솟고 있다.

배추 가격이 지난해보다 2, 3배로 폭등하는 등 채소 값은 고공(高空) 행진을 하고 있다. 국내 식음료업체들은 라면 과자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을 잇달아 인상하는 추세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22일 서울 부산 등 8개 주요 도시의 25개 대형 할인점 및 재래시장을 조사한 결과 배추 값은 지난해 이맘때 700∼1900원에서 현재 1900∼4100원대로 뛰었다. 포기당 평균가격은 21일 3134원으로 1년 전(1149원)의 2.7배 수준이었다.

지난해 11월 1000원 정도였던 무도 2000원을 넘었다. 5000원대였던 청오이(10개)는 8000원대로 올랐으며, 토마토(1kg)도 평년보다 2000원 이상 상승했다.

채소 값 급등은 이상기후로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비가 계속내리면서 채소가 제대로 자라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에 비닐하우스와 온실 등에서 재배되는 오이 토마토 풋고추 호박 등 시설작물은 고유가 여파로 난방비가 급등해 값이 더욱 뛸 것으로 보인다.

시설작물 재배농가의 80% 정도가 사용하는 경유(면세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1일 L당 595원에서 올해 11월 1일 742원으로 24.7% 올랐다.

21일(현지 시간)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29달러 오른 89.69달러에 마감되면서 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편 농촌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세계 곡물가격 동향’에 따르면 14일 미국 캔자스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국제 밀 선물(先物)가격은 t당 284달러로 작년 11월보다 49% 상승했다.

같은 날 옥수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t당 151달러에 거래돼 2년 전의 약 2배로 뛰었다. 국제 탈지분유도 1월 t당 3200달러에서 지난달 5200달러까지 올랐다.

미국 농무부는 쌀, 옥수수, 밀 보리 등 세계 전체 곡물 재고율이 내년 사상 최저치인 15.2%에 그칠 것으로 전망해 국제 곡물 가격 상승세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CJ는 지난해 12월 밀가루 제품 가격을 7∼10% 올린 데 이어 올 9월에도 13∼15% 인상했다. 농심 신라면, 삼양라면, 오뚜기 진라면 등 라면 값도 최근 줄줄이 올랐고 주요 빙과업체의 아이스크림 가격은 9월 이후 30∼40%씩 올랐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촬영 :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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