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갑수씨 ‘청탁 부인’ 묘한 논리

  • 입력 2007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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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부탁을 하려면 최소한 3분 50초에서 5분가량이 소요된다.”

30일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온 한갑수(사진) 전 광주비엔날레 재단이사장은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의 청탁을 받고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를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으로 선임했는지에 대한 의원들의 추궁에 이같이 말했다.

한 전 이사장은 “(올해 7월) 변 전 실장과의 통화는 1분 47초 동안 이뤄졌을 뿐”이라며 인사 청탁이 없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인사 청탁 3분 50초 소요론’의 산출 근거와 관련해 “한번 (계산을) 해 봤다. 오랜만에 만난 선배에게 부탁하려면 우선 안부부터 물어야 하고 그러려면 최소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청탁 압력을 느꼈느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썩 기분 좋게 받아들이지 않으니까 끊어버린 것 아니냐. (변 전 실장이) 대통령정책실장이라는 높은 자리에 있었지만 지금 이 나이(73)에 누구 높은 사람을 쳐다볼 것도 아니다”고 거듭 청탁 의혹을 부인했다.

한 전 이사장은 또 “변 전 실장이 ‘신 교수도 들어 있느냐’고 물어 ‘인터뷰할 예정이다’고 퉁명스럽게 말하자 더는 이야기를 못하고 전화를 끊었다”고 말했다.

한 전 이사장은 1958년 고등고시 행정과를 합격한 후 수산청, 농림부 공무원을 지냈으며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환경부 차관, 경제기획원 차관,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 농림부 장관을 지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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