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신정아 사건은 권력형 비리”

  • 입력 2007년 10월 31일 03시 00분


서울서부지검은 ‘신정아 게이트’를 “최고의 권력자가 연루된 권력남용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변양균(58) 전 대통령정책실장과 신정아(35·여) 씨를 뇌물수수와 제3자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30일 각각 구속 기소했다.

서울서부지검 구본민 차장은 이날 “신 씨는 허위 학력으로 지식기반사회의 근간과 문화교육 인프라, 정부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훼손했으며, 변 전 실장은 이 과정에 대부분 개입했다”고 말했다.

신 씨는 변 전 실장이 청와대에 근무한 지 약 두 달 만인 지난해 9월 변 전 실장의 청와대 집무실을 방문해 영국 작가인 존 버닝햄의 작품 1점을 직접 설치해 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변 전 실장은 기획예산처 장관과 대통령정책실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10개 기업이 신 씨가 학예실장으로 근무하던 성곡미술관에 8억5000여만 원을 후원토록 하고 신 씨의 동국대 교수직도 뇌물로 받은 혐의다.

그러나 검찰은 변 전 실장이 먼저 신 씨의 교수 채용이나 후원금을 요구하고, 압력을 행사한 점을 들어 동국대 홍기삼 총장과 후원금을 낸 기업체 관계자는 형사처벌하지 않았다.

검찰은 신 씨의 구속영장에 넣었던 올 2월 김석원(62) 쌍용양회 명예회장의 특별사면 대가로 김 회장의 부인인 박문순 성곡미술관장에게서 2000만 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김 회장이 변 전 실장에게 3억 원을 제공한 의혹 등은 기소 단계에서 제외했다.

검찰은 신 씨의 사회적인 신분 상승과 호화생활 등에 제3의 고위 인사가 개입했을 것이라는 의혹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변 전 실장 외에 다른 인사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으로 김 회장이 조성한 비자금 규모 및 용처와 이 돈의 일부가 정치권으로 건네졌는지 등은 계속 수사키로 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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