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푸르른 가을… 국악의 기 느껴보세요”

  • 입력 2007년 10월 24일 06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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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 가는 가을에 어울리는 국악의 진수를 지역 주민들에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아마 관객들은 ‘아, 이렇게 아름다운 전통음악도 있구나’라며 감탄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영산회상의 선율은 선(禪)의 향기가 깃들어 있어 이를 듣는 순간 누구나 집착과 번뇌가 사라지고 강력한 에너지가 솟는 것을 체험할 수 있답니다.”》

대구지역 전문 국악인들의 모임인 율선악회(律禪樂會)가 31일 오후 대구 중구 봉산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영산회상(靈山會上)’을 연주한다.

율선악회는 이날 9개의 조곡으로 이뤄진 영산회상 연주에 앞서 피리 독주인 ‘상영산(上靈山)’도 들려줄 예정이다.

이인수(60·대금) 김영욱(50·단소) 박세홍(42·피리) 이미경(50·가야금) 장정숙(34·거문고) 장원인(31·해금) 최병길(34·장구) 씨 등 7명이 이번 공연에 나선다.

이들은 모두 연주경력 20∼30년의 전문 국악인으로 지역 대학과 고교 등에서 국악을 가르치며 연주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이번 공연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이들은 올해 초부터 매주 1, 2차례 모여 연습을 하는 등 땀을 흘려 왔다.

이 모임의 리더인 대구교육대 이인수(음악교육학과) 교수는 “영산회상은 전통악기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소리와 음색의 조화를 통해 무심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선율로 이뤄져 명상음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악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인간의 감성을 극명하게 표현하는 민요, 판소리, 사물놀이 등을 일컫는 민속악(民俗樂)이고, 다른 하나는 의식의 내면과 아름다움을 소리로 표현한 영산회상 등 정악(正樂)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인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정악을 널리 알리기 위해 비록 규모는 작지만 의미 있는 무대를 마련했다”며 “이번 연주에서 들려주는 멜로디는 경쟁사회에서 늘 불안과 초조에 시달리는 분들에게 마음의 평화와 고요를 안겨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조선 중기 사찰에서 찬불가(讚佛歌) 등으로 활용된 영산회상은 이후 세속화 과정을 거쳐 당시 사대부들이 심신 수양과 풍류를 즐기는 음악으로 바뀐 뒤 500여 년간 무명의 연주자들이 곡을 반복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해 완성했다”며 “이 곡은 선조들의 ‘예술혼’이 깃든 우리 국악의 정수”라고 소개했다.

최근 영산회상은 태교에도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음향 과학적으로 입증돼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정신적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을 위한 음악으로 자주 추천되고 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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