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표 국세청장에 수차례 걸쳐 6000만원 줬다”

정상곤(53·구속기소)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최근 검찰 조사에서 몇 차례에 걸쳐 현금 총 6000만 원을 전군표(53) 국세청장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정 전 청장의 뇌물 용처를 수사 중인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은 정 전 청장의 진술을 뒷받침할 증거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정 전 청장이 돈을 건넸다고 말했지만 시기 장소 등에 대한 진술이 지금까지보다 더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며 “엄정하게 진위를 확인 조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정동민 부산지검 2차장도 “뇌물 용처 수사를 진행 중이어서 관련 진술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밝혔으나 전 국세청장의 금품 수수 의혹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검찰은 건설업자 김상진(42·구속기소) 씨가 정윤재(44·구속)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을 통해 벌인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전 국세청장이 연루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12일 수사팀 검사는 정 전 청장 관련 증거 자료를 제출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을 방문했을 때 전 국세청장에게서 ‘1억 원의 용처를 더 조사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김태현 부산지검장에게 보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 국세청장은 이날 국세청 정책홍보담당관 명의의 해명 보도자료를 통해 “인사상 아무런 혜택을 받은 사실이 없는 사람(정 전 청장)에게서 거액의 돈을 받을 이유도 없고 그런 사실도 전혀 없다”며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또 “(정 전 청장에게 뇌물을 건넨) 건설업자 김상진 씨와는 일면식도 없고, 개별 세무조사에 대해서도 보고받은 적 없다”고 덧붙였다.

부산=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고기정 기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