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 연쇄살인 첫 피해자 휴대전화가 단서였는데…

  • 입력 2007년 10월 9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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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군 70대 어부 연쇄 살인사건의 첫 번째 사건 피해자 중 한 명인 여대생 추모(20) 씨가 살해된 뒤 추 씨의 휴대전화로 누군가가 경찰에 전화를 건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사건 초기 경찰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비판이 더욱 커지고 있다.

8일 추 씨 유족들이 조회한 추 씨 휴대전화 통화명세에 따르면 추 씨가 실종된 8월 31일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지난달 7일 오후 4시경 추 씨의 휴대전화로 보성경찰서 강력팀에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 17초간 통화했다.

유족 관계자는 “당시 강력팀 사무실 전화는 한 경찰관의 휴대전화로 착신 전환된 상태여서 이 경찰관이 외근 중 전화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추 씨는 전화가 걸려오기 전인 지난달 3일 이미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해당 경찰관은 자신의 휴대전화에 찍힌 번호가 숨진 추 씨의 번호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

경찰은 유족들이 이 같은 지적을 함에 따라 뒤늦게 진상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구속된 어부 오모(70) 씨가 숨진 추 씨의 휴대전화를 갖고 있다가 7일 전원을 켜면서 ‘콜키퍼’(전원이 꺼져 있는 동안 걸려 온 전화번호를 알려 주는 서비스) 기능에 따라 남겨진 강력팀 전화번호를 무심코 눌러 전화를 건 것으로 보고 있다.

보성=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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