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 세일즈’ 나섰다

  • 입력 2007년 9월 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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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가 학생들의 해외 취업을 돕기 위해 외국에 있는 회사 인사담당자와 취업 희망자들을 만나게 해 주는 ‘맞춤형 해외 취업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서울대 경력개발센터는 취업 프로그램의 일환인 ‘홍콩 파이낸스 프로그램’에 따라 홍콩 금융가 진출을 희망하는 학생 10명을 선발해 지난달 20일부터 26일까지 이들이 직접 홍콩의 유명 금융사를 방문해 인사 담당자와 만날 수 있도록 해 줬다고 7일 밝혔다.

서울대가 직접 학생들을 선발해 외국 기업의 본사를 찾아가서 ‘학생 세일즈 활동’을 펼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 경력개발센터 소장인 박순애(행정대학원) 교수는 “지금까지 극소수의 학생이 스스로 준비하던 유명 외국 기업의 본사 취업을 학교가 직접 지원하기 시작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가 이 프로그램을 위해 처음 접촉했을 때만 해도 홍콩의 금융사들은 “단순 견학은 가능하지만 입사를 목적으로 한 방문은 불가능하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서울대는 7 대 1의 교내 경쟁을 뚫고 선발된 학생들의 프로필과 이들이 작성한 기업분석, 투자전략 보고서 등을 홍콩의 금융사들에 계속 보냈다. 또 두 달 동안 꾸준히 인사담당자들과 접촉하며 설득 작업을 펼쳤다.

결국 ING그룹, 소시에테 제네랄, 스탠더드차터드은행, 모건스탠리 등의 아시아태평양지역 본사로부터 학생들의 실력을 검증해 보겠다는 답을 얻어냈다.

서울대의 지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서울대는 금융사들과 조율해 구체적인 프레젠테이션 주제를 결정한 뒤 학생들에게 석 달간의 준비 기간을 줬다.

또 학생들의 보고서 작성과 프레젠테이션을 돕기 위해 외국 금융사의 한국법인에서 활동 중인 동문 임직원들을 ‘과외교사’로 초빙하기도 했다.

홍콩 파이낸스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 중 현재까지 6명이 지난달 방문했던 회사들로부터 채용 인터뷰 기회를 얻었다.

5명은 프랑스계 은행인 소시에테 제네랄로부터, 1명은 종합 경제정보 서비스 회사인 블룸버그 LP로부터 각각 채용 인터뷰 제안을 받았다.

한편 서울대 경력개발센터는 지난해 7월 이장무 총장이 취임한 이래 줄곧 강조해 온 국제화의 일환으로 앞으로 제2, 제3의 홍콩 파이낸스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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