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초등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7월 31일 02시 59분


◎ 논제

다음 제시문을 읽고, 부모님께 항상 높임말을 써야 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400자 내외로 쓰시오.

■ 논제 분석

“엄마, 배고파.”

“아빠, 나랑 놀아 줘.”

아이들은 대부분 부모님께 반말을 쓴다. 그러나 자라면서 부모님께는 공손한 말씨를 써야 한다고 배운다. 이 때문에 어른이 되면 오히려 부모님께 높임말을 쓰는 게 자연스럽고, 반말을 쓰는 사람은 유치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영어를 비롯한 여러 나라의 언어에는 높임말이 별로 발달되어 있지 않다. 미국이나 프랑스 사람들은 엄마, 아빠의 이름을 자연스럽게 부르는 등 부모와 격 없이 지낸다. 또 나이 차가 많더라도 일단 친해지면 높임말을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도 부모님께 높임말을 쓸 필요가 없는 것 아닐까?

“다른 나라에서 어떻게 하든 상관없다”, “우리는 한국인이며 한국말을 쓰기 때문에 높임말 사용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또 “부모님의 은혜를 기억하고 존경하는 뜻을 나타내기 위해서라도 높임말을 쓰자”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반대 의견도 있다. “어차피 모든 걸 우리 고유의 것만 쓰지는 않잖아? 입는 옷도 외국에서 들어오고 먹는 음식도 외국 것이 많은 세계화 시대에 말도 다른 나라처럼 경제적으로 쓰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혹은 부모님과 가까워지려면 높임말보다 반말을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제시문 1은 부모님에 대한 존경을 늘 말과 행동에서 나타내야 한다는 우리 고유의 사상을 담고 있다. 반면에, 제시문 2는 높임말을 쓰는 것이 번거로우며, 다른 나라에서는 안 쓰는 높임말을 구태여 우리만 쓸 필요는 없다는 쪽이다.

높임말 사용을 둘러싼 여러 상반된 생각들을 잘 정리해 보고, 되도록 자신이 실제로 경험한 사례를 들면서,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자기 생각을 써 보자.

핵심 연계 교과 분석
교과목 학년연계 단원
도덕3 4. 화목한 우리집
도덕5 3. 공경하고 사랑하는 마음

■ 학생글
최유정·경기 안양시 나눔초등학교 6학년

나는 평소에 부모님께 높임말을 쓰지 않는다. 왠지 높임말을 쓰게 되면 멀어지는 것 같고 어색하다. 우리 엄마도 할머니께 높임말을 쓰지 않는다. 높임말은 처음 보는 사람이나 어색한 사람에게 많이 쓰게 된다.

또 높임말은 말투가 너무 정중하고 딱딱해 높임말을 쓰면 왠지 냉정한 사람 같이 느껴진다. 예를 들어 부모님께 학교 갔다온다는 말도 ‘어머니 아버지 저 학교 다녀오겠습니다’라고 하는 것 보다 ‘엄마 아빠 학교 갔다 올게’가 생기 넘쳐 보이고 귀여워 보인다. 또 친근해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 엄마는 굳이 높임말을 쓰게 하지는 않는다. 어떤 방송 프로그램에 짧은 시간 동안 자기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높임말을 쓰지 않아도 되는 ‘야자타임’이 있다. 그때 보면 더 빨리 서로 친근해지는 것 같았다.

그러므로 예의를 지켜야 하는 장소가 아니거나, 거친 반말이 아니면, 부모님께 꼭 높임말을 쓰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한다.

윤영배·울산시 옥산초등학교 6학년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불리며 어른에 대한 효를 중시해 왔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 효를 깨뜨릴 수는 없다.

어른에게 높임말을 사용하는 것은 곧 어른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가 부모님들께 높임말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가 부모님을 존경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부모님은 우리를 낳고 길러주셨으므로 우리가 부모님께 높임말을 사용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님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하였을 것이다. 또한 우리를 낳아주신 것도 모자라 우리를 길러주신 부모님께 그 정도의 예는 갖추어야 한다.

또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차례가 있다. 그 차례를 무시하는 어린이들도 요즘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이 차례는 절대 사라질 수 없다. 설령 우리가 어른과 아이 사이의 차례를 무시한다고 하더라도 이 차례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언제나 이 차례를 지키기 위해서는 어른에게 높임말을 사용해야 한다. 이것은 예전부터 우리나라에 내려져 전해오는 동방예의지국의 법이므로 우리는 이 법과 차례를 따라야만 한다. 또한 높임말을 사용하면 듣는 사람은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는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특성상 어떻게든 어른들에게는 높임말을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총평

자신의 경험 활용한 주장 전개방법 효과적

다른 사람을 설득할 근거로서 자신의 경험은 아주 좋은 재료입니다. 최유정 학생의 글은 자신의 경험과 연결하여 주장을 하고 있으며, 문장 표현도 매끄럽고 자연스러워 읽는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줍니다.

단, 표현상 몇 가지 주의할 사항이 있습니다. 첫째, 높임말은 ‘처음 보는 사람’이나 ‘어색한 사람’에게 한다고 했는데, ‘처음 보는 사람’이나 ‘어색한 사람’은 같은 말이며, 보통 ‘어색한 관계’라고 쓰므로 ‘어색한 사람’이란 말은 생략하면 좋겠습니다. 둘째, 높임말을 쓰는 사람은 말투가 정중하고 딱딱하며 냉정한 느낌을 준다고 했는데, ‘정중하다’는 말이 긍정적인 의미를 갖고 있어 ‘높임말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는 주장에 맞지 않습니다. ‘정중하다’는 구절은 빼고, ‘냉정해 보이기 때문에 좋지 않다’라고만 한다면 주장이 더 명확해질 것입니다.

‘예의를 지켜야 하는 장소에 있다거나 거친 반말을 쓰지 않는다면 반말을 사용해도 좋다’는 의견으로 끝을 맺은 것은 아주 좋습니다. 윤영배 학생의 글은 전체적으로 제시문에 대한 분석이 잘 되어 있고, 높임말의 의미, 부모님의 의미를 잘 파악하고 있는 좋은 글입니다. 그러나 주장이 명확한 데 비해 근거가 모호한 것이 아쉽습니다.

첫째, 부모님은 존경해야 할 분이기 때문에 반드시 높임말을 써야 하다고 주장한 것까지는 좋습니다. 그러나 그 근거가 적절하지 않습니다. 만약 이 글을 읽은 다른 사람이 ‘반말을 사용해도 존경심을 나타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요? 둘째, 어른과 아이 사이에 차례가 있다고 제시한 것은 좋은 지적입니다. 그런데 차례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문장만 반복될 뿐 명확한 근거는 나타나 있지 않습니다. 단락 끝에서 ‘높임말을 사용하면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고 한 것은 옳은 지적이지만 너무 지엽적입니다. 또 차례를 지키는 것이 동방예의지국의 ‘법’이라고 했는데, 문맥상 ‘관습’ 정도로 고쳐주면 의미가 명확해질 것입니다.

이언정 한우리 독서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다음논제 써서 보내요

[논제] 다음 그림을 보며 수희가 할 수 있는 적절한 거절 방법에 대해 논해 보세요.

※ 아래에 있는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에 대한 글을 다음 주 월요일까지 보내 주세요. 잘된 글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문화상품권을 보내드립니다.

글 보내실 곳: www.easynonsul.com→초등논술→논술클리닉(www.easynonsul.com/Primary/Clin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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