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버-뉴코아 같은 시간에 진압경찰 투입

  • 입력 2007년 7월 20일 14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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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이랜드 계열 대형마트의 점거노성은 20일 오전 공권력 투입으로 여성 노동자들의 오열과 절규 속에 강압적으로 일단락됐다.

21일째 농성이 이어지던 홈에버 월드컵몰점에서는 노조원들이 공권력이 투입되기 10여분 전까지도 아침을 먹으며 밤사이 공권력 투입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었다.

그러나 가족들이 전해준 밥과 국을 먹고 식기를 치우던 노동자 한 명이 "안에 전경이 들어왔어요"라고 외치자 담담하기만 하던 아줌마들은 갑자기 허둥대기 시작했다.

전날부터 철야를 함께 한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당황하지 말고 모이라는 말에 따라 노조원들이 계산대 앞에 자리를 잡자마자 1천명이 넘는 전의경들이 매장 곳곳에서 갑자기 나타나 주위를 포위했다.

여성 노동자들은 4열 종대로 모여서 `비정규직법 철폐' 등 구호를 외쳤고 잠시 기다리던 경찰은 농성을 자진 해제하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노조원들은 물리력 행사에 대한 마포경찰서장의 경고를 호루라기를 꺼내 불면서 애써 무시하다가 서로 팔짱을 끼고 자리에 누웠다.

전의경과 여경들은 눈물을 글썽거리는 노조원들의 팔다리를 잡고 하나씩 매장 밖으로 끌고가 버스에 태웠다.

끌려가던 노조원들은 "나 좀 살자고 그러는데 너희가 뭔데 그러느냐"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거나 욕을 하며 저항했지만 4¤5명의 완력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뉴코아 강남점에서도 같은 시간에 경찰 병력이 투입돼 거의 비슷한 충돌이 빚어졌다.

조합원들은 월드컵몰점과는 달리 현관문을 쇼핑카트로 묶어 봉쇄하는 등 농성장을 지키려고 적극적으로 노력했으나 경찰은 손쉽게 장애물을 없애고 유리창을 망치로 깬 뒤 매장에 진입했다.

매장 정문 앞과 계산대 사이에 집결한 110여명의 조합원들은 `폭력경찰 물러가라', `비정규직법 철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인간사슬을 만들어봤지만 한명씩 눈물을 쏟으며 연행됐다.

마지막으로 연행된 김경욱 이랜드 일반노동조합 위원장은 끌려가면서 "투쟁의 주요 거점이 두 군데 사라진 것일 뿐"이라며 "앞으로도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은 전국 곳곳에서 조직적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외쳤다.

디지털뉴스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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