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시의회 “경북도, 경제통합에 소극적” 불만

  • 입력 2007년 7월 13일 06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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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의회가 예산 심의 과정에서 경북도의회 등이 대구와 경북의 경제통합에 미온적이라는 이유로 대구시가 경북도에 주기로 약속한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대회(U대회) 잉여금 150억 원 중 100억 원을 삭감해 파문이 일고 있다.

대구시의회의 이번 조치는 경북도의회는 물론 경북도에도 대구 경북 경제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U대회 잉여금 삭감은 압박 수단?=대구시의회 교육사회위원회는 11일 2007년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회의를 열고 경북도에 넘겨주기로 한 U대회 잉여금 150억 원 중 100억 원을 삭감한 뒤 관련 예산안을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로 넘겼다.

이에 앞서 대구시는 대구U대회조직위로부터 넘겨받은 대회 잉여금 730억 원 가운데 경북도에 배분하기로 한 150억 원을 집행하기 위해 이를 추경예산안에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의회 교육사회위는 “대구시의 예산안을 검토한 결과 총 730억 원의 U대회 잉여금에 대한 세부 지출계획이 마련돼 있지 않고 잉여금의 규모가 과다해 일부를 깎은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교육사회위의 한 의원은 “이번 U대회 잉여금 삭감은 경북도와 경북도의회가 좀 더 적극적으로 대구 경북 경제통합에 나서라는 압박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 경북 경제통합을 위해 대구시와 시의회가 노력하고 있으나 경북도와 도의회의 소극적인 태도로 전혀 진전이 없다”며 “시의원들은 도의원들을 찾아가 간담회를 열고 ‘대구 경북 경제통합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자’며 의욕을 보이고 있으나 도의회는 일부 지역 주민들의 반대를 내세워 적극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다른 시의원은 “U대회 잉여금에 대한 집행계획을 세우고 시민들의 동의를 받은 뒤 돈이 지출돼야 한다”며 “이런 과정을 무시하고 경북도에 150억 원을 넘겨주는 것은 절차상으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난감한 대구시=대구시는 U대회 잉여금 150억 원을 경북도에 나눠주기로 한 것은 U대회 개최를 위해 경북도가 시설 투자와 관중 동원 등에 보여준 노력을 감안한 것이기 때문에 약속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생각이다.

시는 U대회 잉여금 배분이 차질을 빚으면 모처럼 조성된 대구시와 경북도의 협력 분위기가 깨질 수도 있다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구시 이진훈 문화체육관광국장은 “U대회 잉여금 150억 원 배분은 지난해 말 대구시와 경북도가 합의한 사항”이라며 “일단 시의회 예결위원들을 설득해 삭감된 100억 원을 되살리는 데 주력한 뒤 여의치 않으면 12월 내년도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섭섭한’ 경북도의회=경북도의회 김응규 의회운영위원장은 “대구시와 경북도가 합의한 잉여금 배분을 시의회가 삭감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경북도의회가 대구 경북 경제통합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이 같은 조치가 이뤄졌다면 이는 근거 없는 자의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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