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이 따귀 때리고 욕하고…일선경찰 부글부글

  • 입력 2007년 6월 10일 18시 03분


코멘트
경찰 감찰부서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당한 경찰관이 상관인 경찰서장에게 경위를 설명하려다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서 지휘관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주장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서장에게 일방적 폭행 당해"=서울 시내 모 경찰서 소속 황모 경사는 지난달 13일 경찰 전용 인터넷 게시판에 '조직의 기생충 같은 감찰'이라는 제목으로 답글을 달고 원칙도 기준도 없는 내부 감찰을 비판했다. 하지만 서울지방경찰청은 국가공무원법상 '품위유지 의무위반'을 사유로 황 경사에게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황 경사는 서장에게 경위를 설명하기 위해 지난달 21, 22일 두 차례 서장실에 찾아갔지만 욕설과 함께 뺨을 맞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이 8일 게시판에 오르자 많은 경찰관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경찰서의 서장은 "욕은 한 적이 없고 고성만 지른 것 뿐"이라며 "그냥 나가지 않길래 몇 차례 밀었던 것밖에 없다"고 밝혔다.

▽"모자 안 썼다고 욕설 들어"=황 경사의 사건이 게시판에 오르자 다른 곳에서도 서장이 직원에게 손찌검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글에는 서울 모 경찰서장이 3월 1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 반대 시위 차단근무 당시 모자를 쓰지 않은 직원이 버스에서 내리자 욕설을 퍼부으며 직원 2명을 폭행했다고 전했다.

또 이를 본 다른 직원들은 서장에게 맞지 않기 위해 허겁지겁 모자를 쓰는 소란이 있었으며 감찰에서도 이 사실을 모두 알았지만 그냥 덮고 넘어갔다고 글을 올린 경찰관은 주장했다.

이 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직원들이 근무를 제대로 하지 않아서 빨리 대오를 정비하라고 밀치는 과정에서 이런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야단을 친 것 뿐이고 서장이 곧 공개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폭행을 당했다는 글이 잇따라 오르면서 경찰전용 내부 게시판에는 지휘관들의 행동을 비난하는 동시에 상급기관의 감찰이 간부에게는 약하고 일선의 하급직원에게는 강한 이중잣대라는 불만을 터뜨리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조은아기자 ac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