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에게 신장 이식한 자매

  • 입력 2007년 6월 6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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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부모에게 신장을 기증하기 위해 자매가 함께 수술대에 오른다.

서울아산병원은 6일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생산직으로 근무 중인 조지연(22·여) 씨와 지선(21·여) 씨가 만성신부전증으로 신장 이식이 필요한 아버지 조창문(54) 씨와 어머니 전순복(40) 씨에게 신장을 기증하기 위해 7일 오전 이식 수술을 받는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일반외과 한덕종 교수의 집도로 진행될 신장 이식 수술에서 언니인 지연 씨는 어머니에게, 지선 씨는 아버지에게 각각 자신의 신장을 기증할 예정.

아버지 조 씨는 12년 전부터, 어머니 전 씨는 5년 전부터 만성신부전증을 앓아 왔다. 주기적으로 혈액투석을 받으며 살아가던 조 씨와 전 씨는 지난해 말 급격히 상태가 안 좋아지며 신장 이식을 통한 치료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부모는 어려운 살림에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딸들이 부담을 느낄까봐 신장 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

올해 초 다시 건강이 급격히 악화된 부모는 결국 신장 이식이 필요하단 사실을 딸들에게 털어 놓았고 딸들은 곧바로 신장 이식을 자청했다. 지난 2월 조직검사 결과 다행히 딸들은 부모에게 신장을 이식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고철 수집을 하는 아버지, 녹차 밭일과 식당일을 하는 어머니 모두 장시간의 수술을 견딜 수 없을 만큼 몸이 쇠약해 수술은 계속 미루어졌다. 최근에야 아버지와 어머니는 건강이 회복돼 수술 일정이 잡힌 것.

전 씨는 "딸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신장을 떼어주겠다고 말해 너무 고맙고 미안하다"며 "수술이 끝나면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가족들과 행복한 생활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세형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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