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김회장이 둔기로 직접 때려”… 김회장 끝까지 부인

쏠린 눈 29일 오후 3시 57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벤츠 승용차에서 내려 서울 남대문경찰서로 들어가자 현관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1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려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변영욱 기자

■ 경찰 관계자가 밝힌 대질신문 상황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30일 오전 1시 2분부터 20여 분간 자신의 아들과 시비를 벌였던 서울 중구 북창동 S클럽 종업원 5명과 대질신문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한 종업원은 청계산의 한 공사장으로 끌려가 김 회장에게 직접 쇠파이프로 맞았다고 말했고 일부는 김 회장에게 “진실을 밝혀 달라”며 눈물로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회장은 이들의 주장에 대해 끝까지 부인했다.

경찰은 종업원 5명을 김 회장이 조사받고 있는 진술녹화실로 데려간 뒤 김 회장을 지목하며 “이 사람이 때린 사람이냐”라고 물었고 5명은 모두 “맞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종업원들은 김 회장을 정면으로 보지 못했다.

이에 경찰이 “왜 이분(김 회장)을 자세히 쳐다보지 못하고 떨고 있느냐”고 묻자 한 종업원은 “무서워서 그렇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회장에게 직접 쇠파이프로 맞았다”고 밝힌 한 종업원에게 “쇠파이프로 때린 사람이 이 사람이 맞느냐”고 재차 물었고, 이 종업원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 종업원은 앞서 27일 경찰 조사에서 “김 회장 일행에게 붙들려 청계산의 한 공사장으로 끌려간 뒤 김 회장이 휘두른 쇠파이프에 등을 맞았다”고 진술했다.

또 다른 종업원은 “사태가 이렇게까지 될 줄 몰랐다. 경찰이 수사에 들어가 잠수를 타려(숨으려) 했다. (만약 우리가 거짓말을 했다면) 법정에서 처벌을 받겠다. 회장님께서 진실을 밝혀 달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대질신문 말미에 김 회장에게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시겠느냐”고 물었고 김 회장은 “예,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