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초등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4월 2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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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제

땅에서 뛰어다니며 생활하는 토끼와 물속에서 헤엄치며 살아가는 거북이가 땅에서 달리기 경기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토끼와 거북이가 같은 조건에서 달리기 경기를 하는 것은 공정한 것일까요? ‘공정하다’의 뜻을 생각하여 토끼와 거북이의 달리기 경기가 공정한 것인지 아닌지를 이유를 들어 설명해 보세요. 또 토끼와 거북이 모두에게 공정한 경기 방법을 새롭게 제시해 보세요.

【서술형·논술형 평가 예상 문제】

‘토끼와 거북’ 이야기에서 토끼는 경기 도중 잠이 듭니다. 잠든 토끼를 두고 경기를 하는 거북이의 행동이 옳은지, 그른지 이유를 들어 설명하세요.


핵심 연계 교과 분석
교과목학년연계 단원논제와 연계 요소
국어3-2둘째마당. 우리가 꿈꾸는 세상·내가 잘 아는 이야기 새롭게 꾸며 쓰기
도덕4-23. 공정한 생활·공정한 생활 실천하기
과학6-15. 주변의 생물·동물을 특징에 따라 나누어 보기

■논제 분석

익숙한 것을 새롭게 바라보는 것은 창의성을 키우는 좋은 방법이다. 이번 논제의 소재인 ‘토끼와 거북’은 성실한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야기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논제에서는 ‘토끼와 거북’을 다른 차원에서 바라보도록 했다.

우선 ‘서로 다른 조건의 대상을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공정한 일일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토끼와 거북이의 생김새와 삶의 방식이 서로 다른 만큼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부당함을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이는 다시 ‘공정하다’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보도록 해 준다. 어떤 경우에 대해 ‘공정하다’는 것은 무조건 똑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의미 있는 비교가 가능하도록 동일한 출발점을 제공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토끼와 거북이에게 공정한 경기를 마련해 주려면 어느 한쪽의 특성이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해서는 안 된다. 예를 들면 ‘풍선 크게 불기’경기는 땅에서 생활하는 토끼나 물속에서 생활하는 거북이에게 비교적 공정한 경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새로운 경기 방법을 생각하면서 상상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자.

‘공정’이란 정해진 원리나 규칙이 아니라 일종의 가치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공정한 것인지에 대한 판단은 명확하지 않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이 인정할 만한 공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이번 논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어린이들의 창의적인 문제 해결 능력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핵심 키워드

▶ 공정

어떤 특수하고 구체적인 경우에 대해 무엇이 정의이고 무엇이 불의인지 판단하는 자연적인 느낌을 뜻한다. 이와 비슷한 말로 ‘정의’가 있다. 공정이란 정해진 원리나 규칙이 아니라 일종의 정신이나 가치다. 그래서 공정한가, 아닌가에 대한 판단은 개인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대개 ‘공정하다’라고 한다.

◎다음논제 - 써서 보내요

요즘 초등학교 어린이들은 패스트푸드점이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친구들을 초대해 호화로운 생일잔치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생일잔치가 왜 문제가 될 수 있는지를 쓰고, 내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생일잔치의 모습을 400자 내외로 써 보세요.

■학생글

정용지·경북 경산시 금락초등학교 6학년

토끼와 거북이가 육지에서 한 경기는 공정하다. 경기 코스는 토끼가 달리기가 편한 육지였다.

하지만, 토끼가 빠르다는, 거북이가 느리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토끼에게 내리막은 쥐약이라고 한다. 뒷다리 발달이 오히려 내리막에서는 커다란 장해가 된다.

거북이가 느리다, 거의 확실한 사실이지만 동화에 나오는 것처럼 토끼가 거북이를 깔보다 결국 거북이에게 졌다. 그리고 거북이는 등에 있는 무거운 등 껍질을 메고 달려야 한다. 공정하다는 것은 같은 조건을, 같은 주제를 가지는 것이다. 토끼는 뒷다리의 발달로 내리막길을 내려가기 어렵고 거북이는 등에 있는 무거운 등껍질을 지고 달려야 하니 둘 다 힘든 것은 같으므로 공정하다.

하지만 토끼와 거북이가 서로 한 가지씩 달리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단점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코스가 계속 내리막길만 있는 것도 아니므로 중간마다 강을 흐르게 한다거나 장애물을 두고 오르막과 내리막을 고루고루 분포시킨 코스를 달리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선지은·인천 부현초등학교 5학년

대부분의 스포츠 경기를 보면 남녀별, 연령별, 체급별 등 여러 가지 구분이 있는데 이것은 이렇게 나누는 것이 공정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어린이와 어른이 씨름을 한다면 어린이가 불리하고, 남자와 여자가 레슬링을 한다면 여자가 불리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경기는 누가 봐도 공정하다는 판단이 드는 조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이야기는 아무리 불리한 조건에서도 열심히 노력하면 이길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기 위한 이야기일 뿐이지 '공정한 경기인가?'측면에서 보면 일방적으로 거북이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이들은 생물학적으로 신체구조와 살아가는 생활환경이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신체조건을 이용한 경기방법 보다는 퀴즈대회나 장기 자랑 등 신체조건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기 종류라야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퀴즈문제를 더 많이 맞추거나 남에게 웃음을 많이 주는 장기자랑은 꼭 신체조건이 필요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총평

‘땅에서 뛰어다니며 생활하는 토끼와 물속에서 헤엄치며 살아가는 거북이’라는 표현은 토끼와 거북이의 경기가 공정하지 않았음을 의미합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의 글도 ‘공정하지 않다’는 쪽을 선택한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글의 수준 또한 엇비슷했습니다. 똑같은 주장을 피하려면 남들과 다른 독특함이나 창의성을 발휘하고 글의 구성도 좀 더 치밀하게 써서 생각의 깊이를 보여 주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정용지 학생은 토끼와 거북이의 경기가 공정하다고 주장하여 대부분의 학생들과 다른 주장을 펼쳤습니다.

남과 다른 독창적인 주장을 할 때 중요한 것은 설득력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일입니다.

만약 억지스러운 근거나 충분히 설득하기 힘든 근거를 제시한다면 색다르고 독창적인 주장일지라도 받아들여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정용지 학생은 배경지식을 잘 활용해 타당한 근거를 제시했습니다.

또한 서로 다른 신체적 특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코스를 만들어 경기를 하자는 설득력 있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그러나 문장에 속어, 은어 등은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쥐약’이란 속어는 ‘큰 약점’ 또는 ‘가장 자신 없는 일’이란 말로 바꿔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

선지은 학생은 짜임새 있는 내용과 구성으로 좋은 글을 썼습니다. ‘공정하다’를 사전적 의미로만 단순하게 파악하지 않고 스포츠 경기의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생각한 점이 훌륭합니다.

두 동물의 경기 조건과 일반적인 스포츠 경기의 조건을 서로 견주어 문제점을 찾고, 공정하지 못한 조건이 무엇인지 따져본 후에, 신체조건을 이용하지 않은 경기를 해야 한다는 새로운 제안을 하였습니다.

‘공정하다’는 말을 실마리로 생각을 풀어나간 다음 결론을 내놓기까지의 과정이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매우 치밀하고 논리적인 글입니다. 그러나 문단 나누기를 했더라면 훨씬 더 명료한 글이 되었을 거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논술에 있어서 창의적 사고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창의적 사고도 좀 더 구체화되고 체계화되어야 설득력 있는 글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우미옥 고려독서논술연구소·씨앗열매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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