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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4월 23일 06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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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21일 오후 2시 대구월드컵경기장 부근 광장. 이곳에서 가족과 함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다가 아스팔트 위에서 넘어진 성효진(8·A초등학교 2년) 양에게 인라인스케이트 복장을 한 경찰관 1명이 쏜살같이 다가왔다.
이 경찰관은 성 양의 다친 부위에 소독약과 연고를 바르고 1회용 반창고를 붙여준 뒤 사라졌다. 성 양의 아버지 성진호(38·회사원) 씨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던 아이가 넘어지면서 손바닥에 상처가 생겨 몹시 당황했는데 약통을 메고 달려온 경찰의 도움으로 신속하게 치료를 받았다”고 흐뭇해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주경기장으로 쓰일 대구월드컵경기장의 인라인 방범순찰대가 시민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12일 대구월드컵경기장 일대의 방범활동 등을 위해 경찰관, 의경 등 10명과 지역 인라인동호회원 40명 등으로 구성한 인라인 방범순찰대를 출범시켰다.
주야간 3, 4개 팀으로 운영되는 이들은 인라인 복장을 하고 구급약통을 멘 채 이 일대에서 주말과 공휴일, 행사가 열리는 평일 등에 방범순찰 활동을 하고 있다.
이들은 또 틈틈이 시민들을 상대로 인라인스케이트를 가르치고 부상자 치료, 미아 찾아주기 등도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은 14일 이곳에서 열린 ‘대구경북 시도민 걷기대회’ 때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며 선두에서 참가 행렬을 유도하는 등 질서 계도요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수성경찰서 인라인 방범순찰대 김우철(22) 의경은 “군복무를 위해 의경으로 입대하기 전 인라인 동호인 활동을 했는데 인라인스케이트를 계속 탈 수 있게 돼 너무 좋다”며 “시민들이 순찰대원들에게 손을 흔들어 주거나 음료수를 권하기도 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찰은 대구월드컵경기장 일대가 넓은 편이나 곳곳에 차량진입 방지시설이 설치돼 순찰차를 이용한 방범활동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구석구석 돌 수 있는 인라인 순찰대가 구성돼 이 곳의 야간 범죄나 사고 등이 크게 줄어들 것 같다고 밝혔다.
이재만 수성경찰서장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로 앞으로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대규모 행사가 자주 열릴 예정”이라며 “대회 개최 때까지 방범활동을 제대로 펼치고 시민들에게 친근한 경찰상을 심어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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