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걸림돌 된다" 아버지가 딸 살해

  • 입력 2007년 3월 23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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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인생에 걸림돌이 된다며 5살 난 딸을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사체를 바다에 버린 비정한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딸을 살해한 아버지는 유괴사건으로 위장하기 위해 실종신고 된 딸의 사진이 담긴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하는 뻔뻔함을 보였다.

전남 여수경찰서는 19일 오후 11시58분경 전남 여수시 교동 모 사우나 주차장에서 유치원에 다니는 딸(5)을 살해한 뒤 집에서 500여 m 떨어진 여수여객터미널 인근 바다에 버린 혐의로 이모(24) 씨에 대해 23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대기업 협력업체 직원인 이 씨는 포장마차를 하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방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잠자는 딸을 안고 나와 주차장에서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조사결과 이 씨는 4년 전 부인과 별거한 이후 딸 문제로 새로 사귄 여자와 헤어진 데다 딸을 돌보던 부모와 양육문제로 갈등을 빚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경찰에서 "'전처와의 사이에 딸이 있다'는 이유로 새로 만난 여성과 최근 헤어지고 범행 전날 어머니가 '딸을 데려가 키우라'고 해 딸이 내 인생에서 부담이 될 것 같아 살해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딸을 살해한 뒤 자신이 살던 순천으로 갔다가 '손녀가 실종됐다'는 아버지의 전화를 받고 여수로 돌아와 '실종 아동 수배전단'을 만들어 배포하고 딸이 유괴됐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등 범행을 은폐하려 했다.

경찰은 사우나 주차장에 설치된 폐쇄회로 TV를 판독한 결과 용의자의 인상착의가 이 씨와 비슷하고, 이 씨 집에서 용의자가 입었던 옷과 같은 옷을 발견해 추궁한 결과 범행 일체를 자백 받았다.

경찰은 23일 잠수부를 동원해 여수여객터미널 인근 바다에서 사체 수색작업을 벌였다.

여수=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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