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납치범들 살해계획도 세워

  • 입력 2007년 3월 14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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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천국제공항에서 발생한 H골프장 사장 납치 사건 범인들은 납치한 강모(59) 사장을 살해할 의도까지 갖고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인천공항경찰대는 벤처기업 S사 대표 정모(39·수배) 씨가 지난 달 20일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강 사장의 외삼촌 윤모(66·구속) 씨와 김모(41·구속) 변호사를 만나 납치를 공모하면서 "강 사장을 납치한 뒤 죽이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는 진술이 있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조사결과 정 씨는 이들에게 "뒤탈을 없애기 위해 강씨를 죽일 수도 있다. 약을 먹이거나 땅에 묻어 살해할 수도 있고 바다에 수장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는 것.

윤 씨는 이에 대해 "시체가 발견되면 안 된다. 한국에서 일을 벌이면 나에게 바로 혐의가 오니까 가급적 일본에서 수장시키라"며 정 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이 같은 대화 내용은 윤 씨에 대한 구속영장의 범죄사실에도 적혀 있다.

김 변호사는 경찰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만 있었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 씨가 수배중인 경비업체 직원 김 씨에게 강 사장을 납치하면 100억 원을 주기로 한 것은 살해 임무까지 맡기는 조건이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 씨와 김 씨를 검거하는 대로 강 사장을 납치한 뒤 살해하려고 했는지를 집중조사할 계획이다.

인천=황금천기자 kc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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