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年500만명 북적… 등산로 64% 신음

  • 입력 2007년 3월 13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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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평창동 북한산 형제봉 통제소 상단 300m 부근 등산로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뿌리가 드러난 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나성엽  기자
서울 종로구 평창동 북한산 형제봉 통제소 상단 300m 부근 등산로에서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들이 뿌리가 드러난 나무를 살펴보고 있다. 나성엽 기자
설악산 지리산 속리산 등 국내 국립공원의 등산로(탐방로) 두 곳 중에 한 곳은 심하게 훼손돼 주변 나무의 뿌리나 맨땅이 드러나는 현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가 12일 입수한 ‘국립공원 훼손지 관리 종합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지리산 계룡산 설악산 속리산 오대산 등 유명 국립공원의 전체 탐방로는 1092.31km이며 이 중 41%인 448.2km가 배수가 제대로 안 되거나 탐방로 주변 나무들이 뿌리가 드러난 채 쓰러질 위기에 처했으며 낙엽이나 유기물이 사람 발에 밟혀 사라지면서 맨땅이 드러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등급별 훼손 구간은 탐방로 주변 1000m² 이상의 생태계가 악역향을 받고 있어 즉시 복구가 필요한 ‘강’ 등급이 71.85km, 주변 400∼1000m² 생태계의 악영향으로 4년 정도 이내에 정비가 필요한 ‘중’ 등급은 133.65km, 주변 100∼400m²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으나 유지보수 공사를 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약’ 등급은 242.7km인 것으로 나타났다.

탐방로가 훼손되는 이유는 기상이나 지형 및 토질 변화 등 자연적 요인과 관리 소홀 등도 있지만 주5일제 근무 정착과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이후 일시에 탐방객이 몰린 것 등 인위적 요인이 크다는 게 공단 측 설명이다.

공단 북한산사무소 박기현 씨는 “작년 북한산을 찾은 탐방객은 500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올해는 10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산의 탐방로 훼손율은 전체 국립공원 중 가장 높은 64% 수준이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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