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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7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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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절은 지적 재산권의 침해이다. 즉 남의 물건을 훔치는 행위와 같다. 글 (가)와 같은 행정 정책을 마련하려는 이유를 정리하고, 표절과 같은 일들이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원인이 무엇인지 글 (나)를 바탕으로 해 600자 내외로 논술하시오.
■ 학생글
안현주·진주 봉원중학교 3학년
얼마 전 우리나라 인기 여가수가 자기의 노래로 인해 표절 시비가 붙었다. 표절 시비가 있었던 이유는 노래가 다른 가수의 노래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이런 표절은 하나의 도둑질에 해당한다. 흔히 도둑질이라고 하면 물건을 훔치는 행위라고만 생각하는데 엄밀히 말해 표절도 도둑질에 속한다. 왜냐하면 타인의 생각을 훔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표절이 범죄행위인지를 알지만 인간은 할 수밖에 없다. 인간도 동물이고 동물은 욕구를 채우려 하기 때문이다. 인간도 동물인데 동물은 도덕적 갈등을 겪지 않는 반면 인간은 도덕적 갈등을 겪어 도덕문제에 부딪히게 된다. 그러나 이 도덕문제에 직면한 인간은 무조건 바른 결정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지 못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래서 올바르지 못한 결정을 내린 인간에게 벌을 주어야 한다. 물건을 훔치는 행위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는 것처럼 표절도 그에 따른 마땅한 대가를 치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계속 표절 논란이 사회의 문제가 되는 이유에는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가)와 같은 행정 정책을 만드는 것이다.
표절은 욕구 충족을 위한 인간에게 흔히 일어나는 문제이다. 도덕적 문제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표절에 대한 정책을 마련하여 표절 같은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한다.
최은실·금산여자중학교 1학년
요즘 들어 스타 문근영 CF 표절 논란과 함께 가수 서지영 신곡과 sg워너비의 표절 의혹 그리고 뉴스에서 떠들썩했던 보도인 이필상 총장 논문 표절 의혹 등 일어나지 말아야 할 논란들이 인터넷이나 신문 등의 대중매체에서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으니 늘어나는 표절의 심각성을 모른 체하고 내버려 둘 수는 없다.
표절은 ‘남의 시나 문장을 훔쳐서 제가 지은 것처럼 발표하는 일’을 말한다. 글 (가)에서처럼 서울대 연구처가 논문 표절 및 중복 게재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려는 행정 정책의 의도에는 표절의 기준이 잡혀 있지 않거나 범위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디까지를 표절이라고 하는지 정확이 따질 수가 없는 탓에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렇듯 표절의 기준과 범위까지 정하게 되는 때가 오게 된 것은 그동안 일어난 많은 표절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음을 알려준다. 여기에서 사회에 문제를 일으키는데도 왜 많은 표절이 일어나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글 (나)에서처럼 사람은 도덕적 갈등을 겪는다. 이때 갈등을 겪고 있는데도 욕구에 맞서지 못하고 자신의 양심을 속이면 표절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표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사회에서 사라져야 한다. 표절은 열심히 노력해서 얻어낸 다른 사람의 지식을 절도하는 것과 같이 악의가 알게 모르게 스며 있기 때문에 표절을 하기 전 양심을 뒤돌아보고 그것보다 먼저 자신이 노력을 해야만 한다.
■ 총평
최근 들어 매스컴을 통해 표절에 관한 이야기들이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표절이라 함은 ‘시나 글, 노래 따위를 지을 때에 남의 작품의 일부를 몰래 따다 쓰는 행위’를 말한다. 즉 인간의 정신 작용을 통해 창작된 것들을 훔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물건을 훔치는 것이기에 큰 잘못이 아니라 생각하고 서슴없는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매체를 통해 대중화되지 않는 학위논문이나 학술서에 게재된 글 같은 경우는 밖으로 크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공공연하게 표절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주변에서 찾아 생각해 보고 올바른 방향을 모색해 보는 것이 이번 논제의 초점이다. 다시 말해 표절이 왜 일어나는지 고민해 보고, 서울대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논문 표절을 막는 실효성을 거둘 수 있는지도 전망해 보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주어진 글의 내용을 면밀히 살펴보고, 분석한 다음 논자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특히 인간의 욕구와 도덕적 갈등에 관한 물음이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기준이 모호한 글이 될 수 있다. 일단 대부분의 학생들이 표절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해서는 안 되는 행위인지를 깨닫고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또한 평상시 표절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접하고 이를 두고 고민을 해 본 흔적들이 여러 글에서 나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러나 앞서 제시한 바대로 인간의 순수 욕구와 도덕적 갈등의 문제에서 단순히 인간의 욕구로 인해 도덕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는 식의 구도를 설정하고 접근하는 글들이 있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즉 인간이 가지고 있는 욕구를 스스로 조절하는 ‘이성’이라는 것이 있음도 알아야 하고, 도덕적 갈등을 외부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규범’도 있음을 주지하고 제시하였다면 좀 더 논리적인 글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안현주 학생의 글은 표절과 같은 일들이 발생하는 이유가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 때문이며, 이를 조절하지 못하면 끝내 표절과 같은 도둑질을 하게 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기준’이라는 것이 제대로 제시되어 있지 않은 이유에서 큰 문제가 됨을 주지하고 있어 논자 나름대로 표절 문제 발생의 원인을 명확히 밝히고 있는 것이 돋보였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 규제를 빨리 마련하여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차단해야 함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본론의 첫 문장과 같이 ‘표절이 범죄행위인지를 알지만 인간은 할 수밖에 없다’는 표현에서 논리적 비약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즉 ‘인간 모두가 표절 행위를 한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기에 ‘왜 할 수밖에 없는지’를 명확하게 밝히든지 아니면 문장을 수정하여 오해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 이런 경우는 논술문을 작성하는 가운데 단정을 짓거나 주장을 완곡하게 드러낼 경우 많이 생기는 문제인데, 논자가 제시한 주장이 비논리적이거나 합리화될 수 없는 문제가 아닌지 글을 쓰면서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최은실 학생의 글은 표절의 사전적 의미를 제시한 후 현재 불거져 나오는 표절 문제의 심각성을 풍부한 예를 들어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얼마만큼 표절이 사회 속에서 만연되어 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 주었다. 또한 서울대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과 같은 행정 정책이 나오는 것 역시 표절이라는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큰 질병으로 커 가고 있음을 말하고 있으며, 이런 문제 하나하나를 해결하게 된다면 표절 문제를 근절시킬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논술문에서는 되도록 간결하고 명확한 문체를 요구하는데 서론의 경우 한 문장의 길이가 다른 문장의 길이에 비해 길며, 의미 역시 모호하다. 여러 가지 예를 제시하다 보니 문장이 길어진 것이지만, 정확한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두세 문장으로 끊어서 정리하는 것이 좋다. 논술문은 독자의 이해를 바탕으로 설득이 진행된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간결하고 쉽고 논리적인 의미 전달을 시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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