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동안 국정원요원 사칭 수억원 사기친 30대女

  • 입력 2007년 2월 6일 16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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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동안 국가정보원 비밀요원을 사칭하며 부모와 남편까지 속이고 고등학교 동창생과 친지들로부터 수억 원을 뜯어낸 30대 주부가 붙잡혔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6일 상습사기 혐의로 주부 이모(31·여) 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청와대 정치비자금을 관리하는 국정원 비밀요원인데 비자금으로 받은 기업어음을 할인해 고수익을 올리게 해 주겠다"고 속여 2003년 10월 고등학교 동창 김모(31·여) 씨로부터 1500만 원을 송금 받아 가로채는 등 지난해 9월까지 친구와 친인척 5명에게 26차례에 걸쳐 3억 38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이 씨는 1999년 5월경부터 국정원 비밀요원 행세를 해왔으며 2001년 카센터를 운영하는 중학교 동창 김모(31) 씨와 결혼해 두 아들을 낳고 살면서도 시부모와 남편을 속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는 같은 방법으로 아버지에게 1억 원, 외삼촌에게 3억 원을 가로챘다.

경찰은 "김 씨가 국정원 비밀인 것처럼 행세를 하기 위해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국가정보원법과 보안규정을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 주며 비밀 엄수를 다짐받고 돈은 받은 사람에게는 실제로 이자를 일정 기간 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아들의 백일잔치, 돌잔치에 '국정원 직원 일동' 명의의 꽃바구니를 스스로 배달시키기도 했다고 밝혔다.

장원재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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