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Style]‘똑똑한 소비’조기교육 “황금돼지 몰러 나간다”

  • 입력 2007년 1월 13일 02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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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프라자호텔이 지난해 7월 여름방학 기간에 실시한 ‘키즈 MBA 캠프’의 한 장면. 영어 원어민 강사가 어린이들에게 보드게임을 통해 경제개념을 가르치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프라자호텔
서울프라자호텔이 지난해 7월 여름방학 기간에 실시한 ‘키즈 MBA 캠프’의 한 장면. 영어 원어민 강사가 어린이들에게 보드게임을 통해 경제개념을 가르치고 있다. 사진제공 서울프라자호텔
《“어린이와 청소년을 상대로 한 금융교육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미국의 ‘경제 대통령’으로 유명했던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조기 경제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의 현실은 어떨까. 몇 해 전 학부모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자녀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돈 관리’(30.9%)를 첫 번째로 꼽았다. 조기교육 열기가 뜨거운 영어(29.2%)는 두 번째. 하지만 가정에서 경제교육이 제대로 이뤄지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9.4%의 부모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그만큼 돈과 경제, 금융을 가르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딱딱하고 어렵게만 느껴지는 경제를 쉽고 재미있게 배울 수는 없을까. 각종 경제 캠프와 체험교실을 이용해 보자. 금융회사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교육도 가능하다.》

○ 집에서 인터넷으로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은 공공기관의 인터넷 사이트.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은 어린이를 위한 사이트를 별도로 운영한다. 아기자기한 편집과 게임, 이야기 위주의 흥미로운 구성으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췄다.

한은의 어린이 사이트(kids.bokeducation.or.kr)에서는 만화를 통해 경제원리를 설명한다. 또 다양한 게임을 하면서 경제가 재미있고 생활에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을 느끼도록 했다. 게임으로 마일리지를 쌓으면 마일리지 교환 이벤트를 통해 MP3나 프린터로 교환할 수 있어 ‘부수입’도 짭짤하다. 용돈 기입장 프로그램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금감원도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사이트(kids.fss.or.kr)에 신경을 많이 쓴다.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교육 내용이 단계별로 나눠져 연령에 따른 맞춤 학습이 가능하다.

중소기업청의 어린이 사이트(www.smba.go.kr/main/child)는 기업의 개념, 벤처기업의 성격, 재래시장의 특성 등을 알기 쉽게 설명해 놓았다. 게임이나 숙제 도우미 서비스도 제공한다.

재정경제부의 어린이 홈페이지(kids.mofe.go.kr)는 탄탄한 학습 프로그램을 자랑한다. 다른 홈페이지처럼 게임을 제공하지 않아 지루하게 보일 수 있지만 경제 전반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홈페이지를 통한 경제교육 외에 오프라인 강의도 병행한다.

금감원은 출장 강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홈페이지로 신청하면 금감원 직원이 직접 학교를 찾아 어린이들에게 경제원리를 가르친다. 1월 말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용돈관리 기법 등을 설명하는 금융교육 캠프를 실시할 예정이다.

한은은 학기 중에 일선 학교에서 경제교육을 한다. 2월 중순부터 학교 차원에서 신청하면 원하는 날에 강사를 파견한다.

○ 캠프나 각종 백일장도 활발

겨울방학을 맞아 어린이들의 경제교육 캠프도 많이 생겼다.

서울프라자호텔은 지난해 여름에 이어 ‘키즈 MBA 캠프’를 1월 말과 2월 말에 연다. 커리큘럼은 △영어 원어민 강사가 진행하는 비즈니스 영어교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익히는 경제감각 키우기 교실 △국제 매너 교육 등으로 짜여졌다. 영어도 배우고 경제감각도 익히고 사회생활에 필요한 매너와 스포츠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경제교육 전문 사이트 이코비(www.ecovi.co.kr)에서는 정기적으로 캠프와 백일장, 미술대회를 개최한다.

어린이 경제기자들이 활동하는 ‘어린이 경제신문’도 어린이 CEO(최고경영자) 스쿨이나 경제캠프를 연다. 캠프 게시판에는 주식게임이 재미있었다는 체험담이 올라와 있다.

해외에서 진행되는 캠프도 있다. 미래에셋은 ‘우리 아이 3억 만들기’ 펀드에 가입한 고객의 자녀를 대상으로 ‘글로벌 리더 대장정’ 팀을 선발한다. 선발된 어린이들은 중국 상하이에서 3박 4일 일정으로 글로벌 기업들을 견학한다. 미래에셋은 방학마다 이 행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 재미와 교육효과의 결합

부모 세대의 경제교육이 ‘암기’ 위주였다면 요즘 경제교육의 트렌드는 ‘재미’다. 각종 캠프와 경제교실에서 제공하는 학습 프로그램은 보드게임이나 만화, 신문 등을 이용한 실용적인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

‘어린이 경제신문’의 이미정 교육팀장은 “어린이 경제교육은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합리적 소비자, 똑똑한 생산자’를 만드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급변하는 경제 환경을 교과서가 제때 반영하지 못하기 때문에 실생활에서 배우는 경제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모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어린이 경제교육 전문기관인 아이빛 연구소는 학부모들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 황연하 실장은 “계획한 용돈의 80%만 주면서 아이의 소비행태를 지켜보거나, 광고를 예로 들면서 브랜드 마케팅에 대한 개념을 설명해 주는 식으로 부모가 항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 경제교육 프로그램
주체홈페이지 주소대상교육내용
정부
기관
재정경제부kids.mofe.go.kr어린이, 청소년경제 전반, 기업의 역할, 우리집 경제 등
중소기업청www.smba.go.kr/main/child어린이, 청소년기업 전반, 재래시장 경영지원(대학생 대상)
금융감독원www.kids fss.or.kr어린이, 청소년경제기초, 용돈관리, 금융관리 무료 교육(초등학생 대상 1월 말 예정), 각 학교 일일 경제 강좌
한국은행kids.bokeducation.or.kr어린이만화 게임을 통한 경제학습, 용돈기입장 프로그램 제공, 각 학교 무료 경제강좌(2월 중하순 신청)
기업미래에셋www.miraeasset.com초등4년∼중3년우리 아이 3억 만들기 펀드 가입자 대상으로 3박 4일 상하이 글로벌 기업 탐방 글로벌 리더 대장정
민간
교육
기관
어린이 경제신문www.econoi.co.kr어린이어린이 경제캠프, 놀토(노는 토요일) 경제교실
아이빛연구소www.ivitt.com어린이, 청소년경제캠프, 주말 경제교실, 해외 경제캠프, 국가기관과 연계한 교육 제공
이코비www.ecovi.co.kr어린이이데일리 경제 캠프(1월 중순 예정), 경제 백일장, 경제 사생대회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어린이 경제교육 10계명

① 적당한 액수의 용돈을 정기적으로 준다.

② 집안일을 도운 대가로 용돈을 주지 않는다.

③ 성적과 용돈을 연관시키지 않는다.

④ 가계부를 쓰는 모습을 보여 주면서 용돈 기입장을 쓰 게 한다.

⑤ 생일잔치 예산을 알려주고 자녀와 함께 계획을 세운 다.

⑥ 저축은 자신의 용돈으로 하게 한다.

⑦ 저축은 돼지저금통에 쌓아두기보다 금융기관을 이용 하게 한다.

⑧ 충동과 과시, 모방소비를 말린다.

⑨ 자녀에게 미안한 마음을 물질적으로 보상하려 하지 않는다.

⑩ 물건의 소중함과 물자 절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자료: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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