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매각계약 론스타, 파기선언

  • 입력 2006년 11월 24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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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사모(私募)펀드 론스타가 국민은행과의 외환은행 매각 계약을 공식 파기했다.

존 그레이켄(사진) 론스타 회장은 23일 성명을 내고 “아직도 외환은행에 대한 한국 검찰의 수사가 언제 끝날지 확실치 않다”며 “이런 상황에서 외환은행을 국민은행에 매각하는 작업을 더는 진행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그레이켄 회장은 이어 “검찰 수사가 최종 마무리되면 다시 우리의 전략적 선택에 대해 고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론스타의 갑작스러운 계약 파기 선언으로 국민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는 일단 무산됐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앞으로 ‘리딩 뱅크’ 자리를 위협받게 됐으며 해외 진출 전략도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론스타로부터 협상 파기를 공식 통보받았다”며 “외환은행 인수와 관계없이 자체적으로 준비했던 성장전략을 충실히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국민은행은 올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8개월간 론스타와 협상을 계속해 왔다.

그러나 지난달 말부터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론스타는 계약 파기 의지를 드러내는 등 협상은 위기에 빠졌다.

1년간 끌었던 외환은행 재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감에 따라 향후 론스타의 행보가 주목된다.

금융계는 론스타가 일단 연말까지 외환은행 지분을 유지하면서 배당수익을 챙긴 뒤 해외 은행이나 펀드 등을 대상으로 외환은행 매각을 타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장은 이날 사내(社內) 방송을 통해 “외환은행은 현 경영진 체제로 가며 내부 조직을 다시 추슬러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론스타의 계약 파기에 대해 채동욱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은 “수사는 예정대로 한다”며 “그동안 검찰 수사는 연장된 게 아니고 일정대로 진행돼 온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또 이날 최근 ‘마녀사냥’ 등에 빗대 검찰 수사를 비난한 일부 외국 언론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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