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원동항공기 승객 20여명 부상

  • 입력 2006년 11월 16일 15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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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11시20분께 제주도 남쪽 30마일 상공에서 대만 타이베이를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대만 원동항공 소속 306편(B-757)이 다른 비행체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강하하면서 기체가 심하게 흔들려 승객 25명이 다쳤다.

부상한 승객들은 오전 11시30분께 항공기가 착륙한 뒤 긴급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한라병원 등 인근 3개의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이들은 골절 또는 타박상을 당하거나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교통부 제주항공관리사무소 관제실은 "오전 11시20분께 이 항공기의 첸 기장이 `환자가 발생했다'며 비상 착륙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승무원들은 "정확한 상황은 모르지만 기장이 `앞에 있는 비행기를 피하려다 이렇게 됐다'고 말해 같은 내용의 기내방송을 했다"고말했다.

얼굴과 가슴 등을 다친 대만인 승객 후밍샹(25)씨는 "항공기가 착륙하기 20¤30분 전에 갑자기 수직으로 뚝 떨어져 안전벨트를 매지 않은 승객들이 머리를 천장과 부딪히는 등의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같은 국적의 천쩐홍(63)씨는 "항공기가 두 차례 급강하를 했으며, 이런 현상이 발생한 직후 여자 승무원이 `앞에 있는 비행기를 피하려고 하강했다'는 안내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의 진술과 이 항공기의 동체 뒤쪽 윗부분에 페인트가 벗겨져 있는 점 등으로 미뤄 볼 때 다른 비행체와의 충돌을 피하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제주공항기상대 관계자도 "오늘 오전에 제주공항 부근 상공에서 윈드 시어(windsheer)현상은 없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했다.

윈드 시어(wind shear)는 난기류의 일종으로 고도가 낮은 곳에서 풍향과 풍속이급변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건교부 제주항공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고 당시 다른 비행체가 부근에 있었는지 말할 수 없다"고 밝혀 정확한 사고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상황발생 내용을 건교부 항공안전본부에 보고했다"며 "외국 국적의 항공기이기 때문에 환자 발생에 따른 보고만 받고 이에 응급조치를 취했을 뿐 사고원인과 관련해서는 조사할 권한이 없고 건교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조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항공기는 후 씨 등 승객 129명과 첸 기장 등 승무원 8명을 포함해 모두 137명을 태우고 이날 오전 9시30분 대만 타이베이(台北)를 출발해 오전 11시10분 제주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며 승객 중에 한국인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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