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병원서 보낸 추석, 희망이 있어 행복”

  • 입력 2006년 10월 9일 0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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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나마 이번 추석은 즐거운 마음으로 보냈습니다.”

희귀 질환인 ‘크루종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경남 김해시 내동 최우석(5) 군의 어머니 김미정(38) 씨는 8일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최근 1차 수술을 마치고 신경외과 중환자실에 입원 중인 아들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몇 차례 더 수술을 하면 우석이가 ‘보통의’ 얼굴을 되찾아 또래들과 어울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크루종 증후군은 아래턱을 제외한 얼굴 부분의 성장이 더뎌 눈알이 돌출되고 아래위 치아가 맞지 않는 질환으로 보기에 매우 흉하다. 그래서 우석이가 친구를 사귀지 못하는 게 어머니의 안타까움이었다.

우석이 수술비 모금을 주도한 김해의 사회복지법인 생명나눔재단(이사장 김윤희) 관계자는 “우석이는 지난달 27일 10여 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며 “얼굴이 상당히 달라진 것을 느낄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또 “우석이는 현재 안면골을 서서히 벌려 나가는 처치를 받고 있다”며 “우석이가 안면 기형에서 벗어나려면 3, 4차례의 수술을 더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생후 7개월 무렵 크루종 증후군 진단을 받은 우석이는 그동안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병세가 크게 악화된 상태. 밤에도 눈을 감지 못해 오른쪽 눈은 거의 실명했고 뇌에 물이 차 기계로 빼내고 있다. 최근에는 급성폐렴까지 겹쳐 김해의 한 병원에서 10여 일 동안 치료를 받았다.

생명나눔재단은 기초생활수급자인 우석이를 돕기 위해 7월부터 ‘개구쟁이 우석이에게 친구를 만들어 줍시다’라는 슬로건으로 모금운동을 벌여 한 달여 만에 1억5000만 원을 모았다. 우석이 어머니는 수술비 1억500만 원을 뺀 나머지 금액은 다른 어린이를 돕는 데 써 달라며 재단에 다시 기탁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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