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대 77%가 외모에 불만족

  • 입력 2006년 10월 8일 20시 47분


코멘트
고등학교 1학년생인 전태은(16) 양은 식사 때마다 엄마와 다투기 일쑤다. 살이 찔 것을 걱정해 툭하면 끼니를 거르기 때문이다.

"엄마는 표준 체형이라고 하지만 전 더 날씬해지고 예뻐지고 싶어요. 친구들과 '다이어트' 계모임도 만들었어요. 수능 시험 끝나면 쌍꺼풀 수술도 받고 싶고요."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갖고 있는 건 비단 전 양의 얘기만이 아니다.

한국 10대 소녀 77%가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 생활용품회사인 유니레버가 최근 한국과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9개국의 15~17세 여성 청소년 1000여명을 대상으로 '아름다움 자신감 그리고 아시아 10대'를 주제로 조사한 결과다.

유니레버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한국 여자 청소년 100여명 가운데 77%가 자신의 외모에 불만을 느끼고 이로 인해 기피하는 사회 활동이 있다고 답했다.

또 49%가 17살 이전에 다이어트를 시작했으며, 57%는 앞으로 성형수술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외모 개선을 위해 향후 성형 수술을 하겠다는 의사는 9개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또 다이어트 경험 정도는 대만(58%)에 이어 2번째로 높았다. 베트남과 홍콩 소녀들은 각각 15%와 23%만이 다이어트 경험이 있었다.

또 한국 10대 소녀의 3%가 몸무게 관리를 위해 먹은 걸 토하거나 아예 먹지 않는 등 심각한 다이어트 부작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아시아 10대 소녀들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 인식하고 자신감을 형성하는데 어머니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는 반면 한국 10대들은 친구나 연예인에게서 외모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라고 유니레버는 분석했다.

한국 10대 소녀 60%는 동성 친구가 자신의 외모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했으며 다음으로 유명 인사나 연예인(26%), 어머니(8%)라고 답했다.

황현성 유니레버 브랜드매니저는 "10대 때 형성된 외모에 대한 자각이 자신감 발달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아름다움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