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메트로팔레스 주민들 “되로 준 情말로 받아요”

  • 입력 2006년 9월 14일 06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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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대구 수성구 만촌동 메트로팔레스 아파트 1단지 내 소공원.

경북도지사 임기를 마친 뒤 올해 7월 이 아파트로 이사 온 이의근(67·109동 거주) 대신대 총장 부부가 산책을 하다가 이화언(62·502동 거주) 대구은행장과 만났다. 이 행장은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두 사람은 반갑게 손을 맞잡으며 인사를 나눴다. 공식 행사 등에서 자주 대면했지만 같은 아파트 주민으로 만난 것은 처음.

2003년부터 이 아파트에 살아 온 이 행장은 “‘지사님’을 뵈면 프랭크 시내트라의 노래 ‘마이웨이’가 생각난다”며 “이 노래 가사처럼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있었지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그리고 훌륭하게 걸어오셨다”고 말했다.

이에 이 총장은 “아주 친한 목사께서 e메일로 ‘민선 도지사 10년을 잘 마무리하고 이젠 신학대(대신대) 총장으로서 후배 목사를 잘 양성해 주시기 바란다’는 뜻을 피력했다”면서 “새로운 마이웨이를 잘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국꽃꽂이 대경협회’ 이사장인 김순애(56·여·109동 거주) 씨는 서둘러 자신의 집에서 커피를 내왔다. 김 씨는 “두 분이 만나 담소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참 좋다”면서 “앞으로 우리 아파트 주민 모두가 이웃사촌처럼 정답게 지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제 아파트촌도 입주자끼리 만나 정을 나누는 ‘열린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이 가운데 메트로팔레스는 주민들끼리 비교적 인사를 잘 하고 교류도 잦은 ‘정감 넘치는’ 아파트단지로 꼽힌다.

이 총장 부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매일 오전 6시경 인근 화랑공원에 가거나 단지 내 소공원으로 나가 주민과 환담을 나눈다. 또 이 행장은 매일 오전 4시 반경 화랑공원으로 가 2시간 정도 운동을 한다. 아파트 주민들과 어울려 맨손체조를 하고 속보로 1만 보가량 걷는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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