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친환경 논두렁은 ‘철새 놀이터’

  • 입력 2006년 9월 5일 0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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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농법으로 자연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이 줄면서 우렁이 미꾸라지 등 철새의 먹잇감이 풍부해지자 찾아오는 철새가 늘어나고 메뚜기도 쉽게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고품질 안전 농산물을 생산하려는 자치단체의 친환경농업 육성 정책도 생태계를 되살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4일 전남도에 따르면 올 8월 말 현재 친환경농산물 인증 면적은 1만7806ha로 지난해 말 1만3772ha보다 22% 늘었다.

친환경 인증 논밭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농협과 농약 가게에서 판매한 농약은 4269t으로 전년도 공급량 4773t보다 10.6% 줄었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남지역에서 발견된 철새 개체 수는 46종 26만5900여 마리로 전년도 41종 17만1100여 마리에 비해 55% 늘었다.

대표적 철새 도래지인 해남군 고천암호는 지난해 겨울 철새 개체 수가 13만7000여 마리로 전년도 8만7000여 마리보다 57% 증가했고 영산호도 8만5000여 마리로 전년도보다 70%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나주시 세지면 참게쌀작목반 이문오(61) 씨는 “5년 동안 참게농법을 한 결과 미꾸라지와 우렁이가 늘었고 논 주변에서 메뚜기 등 다양한 곤충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백로 및 왜가리 번식지(천연기념물 211호)로 지정된 무안군 무안읍 용월리 인근에서 우렁이농법으로 쌀농사를 짓고 있는 약곡친환경쌀작목 대표 정한수(52) 씨도 여름 철새가 늘어난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정 씨는 “논 주변 강가와 들녘에 새들이 좋아하는 먹이가 많아져 중·대백로, 왜가리, 해오라기 등 철새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두표 호남대 생명과학과 교수는 “친환경농업은 농경지 생태계를 건전한 습지 생태계로 되돌려 놓는다”며 “정상적인 먹이사슬이 만들어지면서 백로 등 여름 철새뿐 아니라 오리, 기러기 같은 겨울 철새도 많이 날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생명식품생산 5개년 계획에 따라 2009년까지 전체 경지 면적 32만4700ha 가운데 30%인 9만8000ha를 친환경농업지구로 만들 계획이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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