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사장 이대로 가나…노조 “정연주씨 연임 반대” 파업

  • 입력 2006년 7월 14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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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KBS 노동조합원들이 정연주 사장의 연임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13일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KBS 노동조합원들이 정연주 사장의 연임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3기 방송위원회 출범 이후 가장 관심을 끄는 문제는 KBS 정연주 사장의 연임 여부다. 정 사장은 임기가 끝났으나 후임자가 선정되지 않아 직무를 대행하고 있으며, KBS 노동조합은 정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KBS 사장은 방송위의 추천으로 구성되는 KBS 이사회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관례상 대통령 추천 인사가 맡아 온 방송위원장은 KBS 사장 인사를 좌우할 수 있다. 위원장에 유력한 이상희 위원을 비롯해 5명의 상임위원 중 여권 추천 인사 3명은 정 사장의 연임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전체 방송위원의 여야 비율이 6 대 3이어서 정 사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상희 위원은 서울대 교수협의회장과 언론개혁시민연대의 21세기 언론연구소 이사장을 지낸 인물로 대통령이 추천한 친여권 인사이다. 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최민희 위원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의 상임대표이며, 주동황 위원은 이 단체의 정책위원을 지냈다. 이 단체는 정 사장이 곤경에 처할 때 지지 성명을 낸 바 있다. 역시 부위원장 후보 중 한 사람인 마권수 위원은 정 사장의 한국방송협회장 시절 사무총장을 지냈다.

민언련은 올해 4월 KBS 노조가 응답자 4050명 중 82.4%(3337명)가 정 사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설문 결과는 노조가 상업주의에 매몰돼 있지 않은가라는 의구심을 자아내게 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해 5월 KBS 노조가 경영진 퇴진을 요구했을 때도 ‘KBS, 개혁 위해 힘 합치는 것이 정답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로 정 사장을 두둔했다.

KBS 노조는 13일 정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파업을 실시했다. 노조는 반대 이유로 △공영방송 철학 부재 △팀제 도입으로 인한 조직 갈등과 여과 기능의 실종 △경영 능력 부재 △수신료 정책 실패 등을 제시하고 있다.

정 사장의 연임설과 별도로 KBS 사장 후보로는 K, Y 씨 등 KBS 출신 인사들도 거론되고 있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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