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초등 논술 클리닉

  • 입력 2006년 7월 4일 03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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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제

유진이네 모둠은 내일 학교 대표로 기악 합주 대회에 나갑니다. 그래서 유진이네 집에 모여 마지막 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옆집 아주머니께서 내일 시험을 치르는 고등학생 딸이 있으니 조용히 해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유진이네 모둠은 다른 연습 장소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라면 어떻게 할지 해결 방법을 생각해 300자 내외로 논술하세요.[관련 교과: 5학년 1학기 사회 2단원]

■논제분석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많은 갈등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충돌하기도 하고 개인과 집단(공동체)이 대립하기도 하며 집단과 집단 간의 갈등이 생기기도 한다. 이번 논제는 여러 갈등 상황 중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공동체의 규범과 대립하게 된 경우이다. 이러한 갈등 상황에서 상호 대립되는 쟁점을 파악해 개인과 공동체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향을 창의적이고 논리적으로 제시하는 능력을 알아보는 데 초점을 두었다.

개인이 공동체를 떠나서 존재할 수 없듯이 공동체 또한 개인 없이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논제에 대한 접근은 이러한 상호 관계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라는 가치와 ‘공동체의 규범’이라는 가치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따라서 개인과 공동체의 가치가 서로 공존할 수 있도록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개인을 강조하는 것은 자칫 무책임한 방종을 의미할 수 있으며 공동체를 강조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무시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창의적으로 문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가 겪는 갈등의 상황에 따라 개인이 강조되기도 하고 때로는 공동체가 강조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상황에 따라 강조되는 정도가 다를 뿐 하나의 가치만 강요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개인과 공동체에 관한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안목을 길러야 할 것이다.

핵심 연계 교과 분석
교과목학년연계 단원논제와 연계 요소
사회4-13. 새로워지는우리 시도·생활 주변에서 발생하는 지역사회 문제·함께 해결하는 우리 시도의 문제
국어4-2첫째 마당. 생각의열매를 모아·함께 의논하기
사회5-12. 우리가 사는 지역·도시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
도덕64. 우리 학교, 우리 고장·고장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야 하는 까닭

■예상문제

1. 정부에서는 가난한 사람들과 부유한 사람들의 소득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누진세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소득에 따라 세금을 다르게 내는 제도로 부유한 사람들이 더 많은 세금을 내게 하는 제도입니다. 이러한 제도에 대한 나의 견해를 밝히세요.

2. 다빈이는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강아지를 키워도 되는지 걱정스럽습니다. 내가 만약 다빈이라면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보고 나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해 보세요.

연도별 종합부동산세 부담 사례 (단위: 천 원)
구분20052006200720082009년
강남 23억 원아파트14,31324,6331.7배27,6931.1배31,1061.1배34,5181.1배
분당 10억 원아파트3,7386,0181.6배6,5581.1배7,3531.1배8,1481.1배
서초 7억 원아파트2,3132,8631.2배2,9731.1배3,3261.1배3,6781.1배
자료:재정경제부, 2005

■핵심 키워드

○ 개인의 자유와 권리

사람은 태어나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인권)을 갖게 된다. 누구나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개인이 공동체(사회)를 이루어 생활하면서 개인의 자유가 서로 충돌하거나 개인과 공동체가 대립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서로 충돌하지 않는 범위에서 법이나 규범 등을 정하여 해결을 꾀하고 있다.

○ 공동체의 규범

자연 상태에서 인간은 자유롭지만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개인 간의 대립을 조절해 줄 수 있는 일정한 행위의 원칙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각 공동체의 특성에 맞게 규범을 정하여 실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공동체의 규범만을 강요하면 개인의 희생이 따를 수 있으므로 상황에 따라 공동체의 규범과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융통성 있게 조절해야 할 것이다.

■다음논제 써서 보내요

혜원이는 만화책을 좋아하여 즐겨 읽습니다. 그렇지만 혜원이 어머니는 만화책을 읽다 보면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없는 데다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많아서 좋지 않다고 하십니다. 혜원이의 입장이 되어 만화책을 읽는 것이 어떤 점에서 도움을 주는지, 그리고 어떤 만화책을 읽는 것이 좋은지 300자 내외로 논술하세요.

[국어 3-2 셋째 마당. 커가는 우리]

■학생글

김소연·경기 부천서소초등학교 6학년

나는 옆집 고등학생 딸에게 도서실이나 조용한 곳에 가서 공부를 하면 안 되겠느냐고 부탁을 하고선 집에서 연습을 할 것 같다. 연습 장소가 마련된다면 다른 곳에 가서 연습을 하겠지만 연습 장소도 마땅치 않고 아무리 조용히 한다고 하여도 기악 합주 소리가 아예 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옆집의 고등학생 딸이 도서관이나 공부를 할 수 있는 조용한 곳에 가면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에서 자신의 공부에 집중하여 공부할 수 있다. 그럼 일석이조로 옆집 고등학생 딸도 피해를 보는 일이 없고 유진이네 모둠도 맘 놓고 연습할 수 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서 꼭 나만이 아니라 상대방만이 아니라 방안이 서는 대로 배려를 해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은 배려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오다희·경북 흥해초등학교 6학년

얼마 전의 일이었습니다. 제가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데, 오빠가 옆방에서 자꾸 시끄러운 음악소리로 저의 공부를 방해하였습니다. 지금 유진이네 모둠의 상황을 보니 그때의 일이 생각납니다. 그때 저는 오빠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친구 집에 가서 친구와 같이 공부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유진이네 집이 만약 아파트라면 경로당이 있을 것입니다. 거기에서 기악 합주 연습을 한다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는 귀여운 손자, 손녀 같은 아이들을 봐서 심심하지 않고 연주를 공짜로 들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유진이네 모둠 아이들은 연습할 장소를 마련하게 되어 좋고, 할아버지, 할머니께 봉사하는 마음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서로에게 최선인 방법을 찾다 보면 피해를 주지 않는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습니다

■총평 - 평소 주변 관찰하는 습관 활용 창의적 글 쓰기 성공

논제에는 학교나 가정 같은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일에서부터 우리 생활과는 동떨어져 생소해 보이는 영역까지 다양한 문제 상황이 제시된다.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떤 유형의 문제 상황이건 ‘내 문제’로 인식하고 문제를 끝까지 해결하겠다는 ‘과제 집착력’을 갖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논제의 경우 대부분의 학생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유진이네 모둠의 문제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지, 문제 상황에서 추구하는 결과는 무엇인지, 해결책으로 제시할 합리적인 대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흐름을 잘 짚었다. 하지만 창의성과 보편성을 바탕으로 한 논리 전개 없이 ‘서로 양보하고 배려해야 한다’ 식으로 손쉽게 타협하여 결론짓는 주장은 무의미하므로 피해야 한다.

‘한번 더 생각하자’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오다희 학생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를 새롭게 해결해 발산적 사고의 과정을 잘 보여 주었다. 오다희 학생처럼 평소에 주변을 잘 관찰하고 생각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새롭고 의미 있는 생각을 많이 생산해 낼 수 있는 창의성, 읽는 사람이 ‘참 좋은 생각인데’ 하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보편성을 동시에 키울 수 있다. 다만 논리를 전개할 때 ‘유진이네 옆집이 아파트라면’이라는 가정 하에 글을 전개한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아파트에 살 것이라는 단순한 전제 아래 쓰였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반박의 여지가 될 수 있다. 이 점을 주의하도록 하자.

김소연 학생은 유진이네 모둠의 문제 상황을 옆집 고등학생 언니에게 도서관에서 공부하도록 권함으로써 적극 해결하려고 한 점이 돋보인다. 고3 수험생이라는 상황이 초등학교 기악 합주 연습보다 더 중요한 가치로 평가하는 일반적 시각이 아니라 배려할 수 있는 처지에 있는 사람이 배려해야 한다는 나름의 독창적 사고를 펼쳤다. 하지만 ‘배려를 해 줄 수 있는 위치’에 대한 명확한 개념 설정이 필요하다. 만약 ‘연장자이기 때문에 배려해야 한다’라고 해석된다면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배려를 해 주어야 하는 여러 기준 가운데 이번 주장에 적용된 구체적 기준을 밝혀 주어야 할 것이다.

조명실 고려독서연구소 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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