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별 ‘油테크’]경부에선 죽전 - 망향 주유소 가장 싸

올해 1분기(1∼3월) 고속도로에서 기름을 넣은 운전자들은 시중 주유소에서보다 60억 원가량을 더 냈다.

일단 고속도로에 들어선 뒤 기름이 떨어지면 비싸더라도 휴게소 주유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속도로 휴게소끼리도 휘발유 값이 L당 최대 110원까지 차이가 나는 만큼 상대적으로 값이 싼 주유소를 알아둘 필요는 있다.

올해 1분기 주유소별 평균 휘발유 값을 기준으로 기름 값을 아낄 수 있는 노선별 ‘주유 포트폴리오’를 소개한다.

○ 경부-죽전, 망향이 싸다

경부선은 상하행선 모두 서울 인근 휴게소의 주유소가 상대적으로 기름 값이 싼 것으로 조사됐다.

기름이 부족한 상태에서 부산 방면으로 들어섰다면 서울에서 멀지 않은 기흥이나 망향휴게소 내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우는 게 유리하다. 올해 1분기 망향에서는 휘발유를 L당 평균 1504.87원에, 기흥에서는 1505.32원에 팔았다.

망향과 기흥은 경부선에서 가장 비싼 하행선의 추풍령 주유소보다 L당 15원가량 싸다. 그랜저 승용차가 연료탱크(75L)를 가득 채운다면 1125원가량 차이가 난다.

이 두 곳을 지나쳤다면 바로 나오는 천안휴게소보다는 12km가량 지나 나오는 옥산휴게소의 주유소가 싸다. 천안은 1분기 L당 평균 1513.73원을 받았지만 옥산에서는 이보다 L당 7원가량 싼 1507.11원에 팔았다.

기흥 망향 등에서 기름을 충분히 넣지 않아 부산 인근에서 기름이 떨어져 간다면 언양휴게소에서 넣는 게 좋다. L당 1506.21원으로 바로 직전의 경주휴게소 내 주유소(L당 1513.48원)보다 L당 7원 이상 싸다.

부산에서 기름을 넣지 않은 채 서울 방면으로 들어섰다면 경산휴게소가 유리하다.

○ 서해안-행담도에서 넣어라

경부선에 이어 두 번째로 주유소가 많은 서해안고속도로에서 기름을 넣으려면 서산과 서천휴게소는 피하는 게 좋다. 두 곳은 올해 1분기에 서해안고속도로 양 방향에서 가장 비싸게 판 곳으로 꼽힌다.

무안행 하행선을 탔다면 경기 평택시를 지나 서해대교 끝자락에 있는 행담도 주유소를 이용하는 게 좋다. L당 1502.04원으로 서해안고속도로 중 가장 싸게 팔았다.

행담도를 지나쳤다면 홍성(1504.01원)이나 군산(1505.77원)이 유리하다.

하행선 마지막에 있는 함평휴게소 내 주유소(1516.94원)는 하행선에서 가장 비싸게 팔았다.

하지만 서울행 상행선에서는 함평이 L당 1506.45원으로 가장 싼 곳 중 하나다. 함평을 지나친 뒤 기름에 여유가 있으면 홍성(1504.24원)이 좋다.

○ 영동-강원도에서는 횡성이 유리

산악 지대가 많은 영동선은 주유소별 가격 차가 가장 심한 노선 중 하나다.

강릉행 하행선 중 가장 비싼 곳은 평창으로 L당 1599.84원. 하지만 평창에서 불과 34km가량 떨어진 횡성은 L당 1506.95원으로 90원 이상 차이가 났다. 그랜저 승용차의 연료탱크를 가득 채울 경우 7000원가량 차이가 난다.

하행선에서는 횡성과 함께 용인이 L당 1508.31원으로 유리하다.

서창 방향 상행선도 기름이 부족한 상태에서 타면 횡성(1510.52원)이 유리하다.

○ 호남-하행선은 백양사에서

호남고속도로 여산과 정읍휴게소 주유소는 상하행선 모두 가장 비쌌다.

순천 방향 하행선을 탔다면 노선의 중간쯤에 있는 백양사 주유소를 이용하는 게 좋다. L당 1483.99원으로 호남선을 통틀어 가장 싸게 팔았다. 백양사를 지나쳤다면 주암(1497.13원) 주유소도 괜찮다.

상행선에서도 주암이나 백양사가 유리하고, 광주 인근의 곡성 주유소도 비교적 저렴한 L당 1498.59원에 팔았다.

이 밖에 중앙고속도로에서는 대구 인근의 동명 주유소가 상하행선 모두에서 가장 비쌌다. 하행선에서는 군위와 안동이, 상행선에서는 원주와 군위가 비교적 저렴했다.

서울에서 남해안으로 가는 지름길인 대전∼통영고속도로에서는 인삼랜드 주유소가 상하행선 가격 차가 컸다. 하행선에서는 L당 1506.20원으로 가장 쌌지만, 상행선에서는 오히려 L당 1519.88원으로 가장 비쌌다.

휴가철에 자주 이용하는 남해안고속도로는 주유소별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