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이사람/동양인 첫 伊음악박사 김경훈-박성희 부부

  • 입력 2006년 4월 28일 0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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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파 한국인 성악가 2명이 이탈리아에서 성악 출신으로 처음으로, 또 동양인으로서 최초로 음악박사 학위를 취득….’

이탈리아 베네토에서 발행되는 일간지의 2월 10일자 기사내용이다. ‘왕관을 쓰게 된 젊은 음악가들’이라는 제목 아래 음악의 본고장에서 놀랍다는 반응을 담았다.

주인공은 이탈리아 아드리아 국립음악원에 유학 중인 김경훈(金敬勳·31·베이스), 박성희(朴星熙·28·소프라노) 씨 부부.

이들은 각각 ‘베르디 음악의 베이스 소리에 대한 표현 비교분석’ 및 ‘베르디의 오페라 리콜레트의 질다의 극과 음악의 발전과정’이라는 논문으로 다음달 중순 박사학위를 받는다.

김 씨 부부는 2001년 각각 대전 목원대 음악교육과와 이화여대 성악과를 졸업한 뒤 이탈리아로 건너갔다. 아드리아 국립음악원에서 3년간 석사과정을 마친 뒤 교수 추천으로 2004년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첫 박사과정에는 음악교사, 음악원 출신 음악가, 러시아 및 일본, 미국, 중국 유학생과 다른 음악원 교수 등 쟁쟁한 실력가 250여 명이 등록했다.

이 중 이탈리아인 10명과 김 씨 부부를 합쳐 12명만 박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성악 분야 출신 가운데에는 38명이 도전했으나 김 씨 부부만 성공했다.

이탈리아의 음악박사 학위는 논문 제출에 앞서 ‘서양음악미학’, ‘심리학’, ‘컴퓨터 음악프로그래밍’, ‘무대연출법’, ‘피아노반주법’, ‘오페라 중창’ 등 40여 개의 과목 이수를 요구한다.

한국에서 거의 접하지 못했던 이들 과목을 공부하기 위해 부부는 수업내용을 녹음해 밤새 다시 들었다. 박 씨는 체치나 등 4개 국제콩쿨에서 1위를, 김 씨는 디노 까라비타 등 2개 국제콩쿨에서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김 씨는 8월 브라질 상파울로 극장과 10월 아드리아 국립극장에서 막 오를 ‘돈죠반니’의 주역에 캐스팅 됐다.

박사과정을 통과한 뒤에는 현지에서 저명한 루치아 수녀가 운영하는 시설을 돕기 위해 자선 공연을 주도해 현지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김 씨 부부는 “한국인의 음악적 재능과 가능성을 음악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에 널리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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