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4명 숨진 채 발견

  • 입력 2006년 4월 25일 22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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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를 비관해 온 가장이 아내와 아들 등 일가족 3명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했다.

25일 오후 5시 40분경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I아파트 6층 범모(45) 씨 집에서 범 씨와 범 씨의 아내 박모(45) 씨, 두 아들(10, 8세) 등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박 씨의 남동생(42)은 "24일 밤 늦게 누나가 전화를 걸어 '내일 낮에 집에 와 달라. 만약 문이 잠겨 있으면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가 비밀번호니 문을 열고 들어가 있어라'고 말해 25일 오후 2시경 찾아갔더니 누나 가족이 모두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누나와 두 조카는 안방에 이불을 덮고 반듯이 누운 채 숨져 있었고 자형은 화장실 욕조 안에서 목에 샤워 줄이 감기고 왼쪽 손목에서 피를 흘린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거실에서 박 씨가 쓴 것으로 보이는 A4용지 4장 분량의 유서에서 "속았다. 경제적으로 힘들고 사는 것이 힘들다. 사람들 만나기도 두렵다"는 내용을 발견했다.

경찰은 범 씨의 두 아들이 목이 졸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미뤄 범 씨가 가족들을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 씨의 한 친척이 '범 씨가 2억 원대의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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