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런데 버스 타겠어요?”

  • 입력 2006년 4월 21일 06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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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34) 씨는 19일 대구 중구 동인동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출근하다 깜짝 놀랐다.

이 시내버스의 운전사가 복잡한 도로에서 ‘곡예운전’을 하면서도 태연하게 휴대전화를 계속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운전사가 한 손으로 휴대전화를, 다른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운전하는 모습을 가슴을 졸이며 지켜봤다”면서 “사고가 나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주부 박모(50) 씨는 최근 대구 달서구 계명대 앞에서 시내버스를 탄 후 감기에 걸렸다.

박 씨는 “시내버스가 대부분 정류장에서 출입문을 열어 놓은 채 출발했다”며 “출입문 근처에 앉아 있어 차가운 바람이 버스 안으로 몰려드는 바람에 목적지까지 가는 30분 동안 추위에 떨었다”고 밝혔다.

서비스 개선 등을 내걸고 2월 19일부터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대구 시내버스의 승객 서비스가 여전히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는 시민, 공무원 등 221명으로 구성된 시내버스 모니터단이 3월 중 시내버스 서비스 실태를 점검한 결과 과속 및 난폭운전 등 위반사항 44건을 적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위반사항을 유형별로 분류하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 금지사항 위반 7건 △교통법규 위반 등 의무사항 위반 10건 △과속 및 난폭운전, 운전사 불친절 등 9건 △청소상태 불량 등 기타 사항 18건 등이었다.

이 모니터단은 2월에는 운전사의 시내버스 운행 중 흡연 등 41건, 1월에는 50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대구시는 이 같은 모니터링 결과를 토대로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조만간 대구운수연수원에서 시내버스 운전사 전원을 대상으로 서비스 개선을 위한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8월부터 도입하기로 한 첨단 버스운행 관리시스템(BMS)의 일부 시스템을 5월부터 가동하는 등 서비스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2개월째인 4월 대중교통 이용 인구가 1일 평균 100만 명을 넘어서 준공영제가 정착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덧붙였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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