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폐지 모아 장학금 준 ‘경로당 산타’

  • 입력 2006년 1월 23일 0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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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로 어려운 이웃에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19일 광주 북구 두암동 노인복지회관 두암경로당 장세건(81) 회장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관내 청소년 5명에게 장학금 10만원 씩 든 봉투를 건네줬다.

봉투를 받아 든 아이들은 작은 목소리로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열심히 공부할께요”라고 말했다.

이 돈은 경로당에 나오는 할아버지 35명이 폐지를 모아 마련했다. 장학금 전달식은 이번이 6번째로 그동안 30여 명에게 300만 원을 전달했다. 할아버지들이 폐지를 모아 파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들이 하루 평균 벌 수 있는 돈은 2000원 정도. 불법광고 전단지 100장을 묶어 동사무소에 가져다 주면 겨우 1000원이 생긴다. 또 신문 10kg을 모아야 1000원 짜리 한 장이 주머니 속에 들어온다.

고광필(78) 할아버지는 “우리가 한 번 더 허리를 굽히면 사정이 딱한 어린이들을 더 많이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폐지를 줍고 있다”고 말했다. 최현무 (73) 총무는 “적은 돈이지만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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