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진보세력과 선긋기…좋은정책포럼-새희망포럼 출범

  • 입력 2006년 1월 23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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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진보’, ‘한국형 제3의 길’ 등을 주장하며 기존 진보세력과의 차별화를 꾀하는 새로운 진보단체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17일에는 ‘좋은정책포럼’이, 20일에는 ‘새희망포럼’이 출범했다.

이들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 참여한 민주화 세력과 선을 긋고 사회 통합과 성장을 함께 추구하는 새로운 세력으로 자리 매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새 진보단체 등장=임혁백(任爀伯·정치학) 고려대 교수와 김형기(金炯基·경제학) 경북대 교수가 공동대표를 맡은 좋은정책포럼은 중도 또는 중도좌파 성향의 학자 100여 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이들은 창립 선언문에서 “기존 진보노선이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못해 결국 실패로 끝났다는 반성을 기초로 사회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를 모두 넘어서는 대안적 발전 모델을 지향한다”고 선언했다.

시장경제의 동력을 충분히 활용하되 역기능인 독점과 양극화를 국가 및 시민사회의 통제를 통해 해결한다는 것이 이들의 기본 구상이다.

임 교수는 “이념 중심이 아닌 정책 중심의 연구를 하겠다”면서 “여야의 지역별 정책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16개 시도별 지역 단위로 정책포럼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동 시민운동가 출신 70여 명이 참여한 새희망포럼은 현실적인 대안 마련과 실생활 속의 운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들은 “운동세력 출신이 포함된 여당의 정책이 양극화 문제 등 현안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 정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현실성 있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자원봉사 등 실생활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과가 관건=전문가들은 새로운 진보단체의 등장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하면서도 사회적 약자를 소외시키지 않는 발전’이란 목표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연세대 김호기(金晧起·사회학) 교수는 “진보의 핵심 가치는 분배와 형평인데 이들 단체는 성장과 발전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온건진보적 성격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단체의 구상은 규범적으로 옳으나 얼마나 성과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노중기(盧重琦·사회학) 한신대 교수는 “노사정위원회도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를 목표로 출범했지만 실패했다”며 “제3의 길이나 사회적 대타협은 녹록하지 않은 과제”라고 말했다.

▽뉴 레프트는 아니다(?)=일각에선 이들 단체가 기존 진보세력과의 차별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구보수를 비판하고 나선 ‘뉴 라이트’와 대칭 관계인 ‘뉴 레프트’란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이들 단체는 뉴 레프트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형기 좋은정책포럼 공동대표는 “뉴 레프트는 1960년대 서유럽에서 나타난 특정 좌파의 흐름을 지칭하는 말로 좋은정책포럼을 규정하는 표현으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오세제(吳世濟) 새희망포럼 운영위원장도 “뉴 라이트는 기존 수구세력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우리가 그들의 대척점에 서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호기 교수는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이들을 뉴 레프트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 “이들 단체와 뉴 레프트 그룹의 정책 경쟁이 이뤄져야 의미 있는 논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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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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