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이사람/검찰특수부 첫 여성수사관 김정연 계장

  • 입력 2005년 10월 31일 0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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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부 근무가 힘들긴 하지만 나에게서 조사를 받고 구속된 분들이 형기를 마치고 교도소에서 나온 뒤 사무실로 찾아와 ‘친절하게 대해 줘 고마웠다’는 인사를 할 때는 보람을 느낍니다.”

대구지검 특수부 김정연(金楨淵·37·7급) 계장은 전국에서 최초로 검찰특수부 수사관이 된 여성.

지난해 8월 대구지검 특수부로 배치된 그는 삼성상용차 설비매각 및 기술유출 비리사건, 대구 U대회 광고물 비리사건, 대구보건대 이사장 교비 횡령사건 등 대구지검에서 처리한 대형 사건 피의자들을 조사했다.

김 수사관은 이들 사건에서 ‘부드럽고 친절한 수사’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피의자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일단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조사과정에서 이들과 편안하게 대화하다 보면 대부분 경계심을 풀고 혐의 사실을 인정하더군요”

최근 구속된 피의자 J(42·여) 씨는 그의 친절한 자세에 감동해 중요한 수사단서를 제공하기도 했다. 덕분에 그는 대형 금융비리사건 관련자를 대거 적발하는 개가를 올렸다. 그는 “‘형사부서에서 근무하던 중 어차피 수사를 할 바에는 업무 범위를 넓혀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남편의 권유를 받고 특수부를 지원했다”며 “수사가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잠복근무 등 야근이 잦아 남편과 아이들에게 잘 대해주지 못하는 점이 늘 마음에 걸린다는 그는 “얼마 전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이 등교하지 않고 가출해 아이를 동네 PC방에서 찾은 적도 있다”며 여성 수사관 근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김 수사관은 “범죄정보를 수집하고 압수수색, 신병확보 등 초동수사에서 선고 공판까지 수사의 전 과정에 관여하는 업무는 여성의 섬세함을 발휘하기에 아주 적합하다”며 “검찰 수사관을 지원하는 여성이 더욱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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