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섭 “盧대통령 이젠 제발 조용히…”

  • 입력 2005년 10월 21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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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섭(李萬燮·73·사진) 전 국회의장은 21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 대해 “과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의장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에 출연해 “국민들이 ‘대통령은 요즘 왜 TV에 안 나오시지? 감기 드셨나? 몸이 편찮으신가’하고 궁금할 정도로 나서지 말라”며 “이젠 제발 조용한 가운데 민생 문제에만 전적으로 힘을 보탰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정치는 오케스트라와 같다. 지휘자가 손으로 지휘하지 자기가 노래도 하고 피아노도 치고 다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이젠 ‘침묵이 금이다’는 생각을 가지고 말을 많이 아끼시라”고 주문했다.

이 전 의장은 여당의 낮은 지지도의 원인에는 “신뢰성의 상실이다. 정책의 일관성이 없고 또 코드정치가 잘못됐다”며 “우리 집 사람도 나이 먹어가면서 보니깐 전혀 내 편이 아니다, 내가 그 코드를 맞춰가야지 어떻게 하나? 대통령께서 네 편 내 편 나누지 말고 국민에게 코드를 맞춰가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천정배(千正培) 법무부 장관의 지휘권 발동과 그에 따른 국가 정체성 위기 논쟁이 이는 것과 관련해 “최소한 임명권자에게 도의적 책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검찰에 대한 지휘권을 발동한 것이 법률상 정당하다고 해도 나라가 이렇게 어지럽고 시끄러운데 대해서 천 장관은 국민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지금 천 장관이 자꾸 법 이론을 따지고 맞설 게 아니라 하루 빨리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전 의장은 ‘천 장관이 사의라도 표명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건 본인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한 발 물러섰다.

한편 이 전 의장은 “여권에서 자꾸 박근혜(朴槿惠) 대표에게 유신잔당이라고 하는데, 유신 때 그 사람 어린 학생이었다. 유신하고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유신은 이후락이 추진했고 헌법학자들이 다 했는데, (박 대표에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의장은 끝으로 “여야 모두 앞으로 다가올 대선을 의식하지 말고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정치는 강한 면과 부드러운 면을 시의 적절하게 잘 맞춰서 구사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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