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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9월 21일 15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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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모(17) 군은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L마트에서 유모(여·43) 씨의 지갑을 훔쳐 나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그는 1988년 태어났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을 뿐 주민등록번호나 호적 등 신상 기록이 전혀 없었다. 박 군의 성도 어머니 박모(45) 씨에게서 받은 것.
박 군의 어머니는 월세 15만 원이 몇 달 째 밀리자 "돈을 구해오겠다"는 말만 남긴 채 집을 나가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이 사건을 송치받은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 이종근(李種根) 검사는 혐의가 비교적 가벼운 박 군을 석방하려다 호적도 없는 박 군이 직업을 갖기가 어려울 것 같아 우선 박 군의 호적과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검찰은 박 군이 기억하는 외할아버지 이름 등을 바탕으로 박 군의 큰 이모를 찾아냈다. 큰 이모는 박 군을 보자마자 "외삼촌 얼굴을 쏙 빼 닮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담 법무사를 선정해 이 증언 등을 바탕으로 박 군의 호적을 만들고 출생신고도 했다.
이 검사는 "박 군은 경기도 안양 소년분류심사원에서 범죄예방 교육과 함께 교육정도에 대한 기초조사를 받고 있다"면서 "동부지검 범죄예방협의회와 함께 박 군이 새출발할 수 있도록 도와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단체는 박 군이 사는 곳에서 가까운 직업교육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생활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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