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울산 배 “제 이름 좀 찾아주세요”

  • 입력 2005년 9월 5일 08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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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배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울산배가 아직 통일된 상표가 없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울산배 주산지인 울주군과 판매를 담당하는 울산원예농협(원협)이 경쟁적으로 서로 다른 상표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

울산배 상표개발에 먼저 뛰어든 것은 울주군. 전문 디자인 사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기찬배’라는 상표를 확정한 울주군은 1억 원을 들여 울산∼언양 간 고속도로변에 광고탑을 세우는 등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다.

그러나 강원도 홍천에서 생산되는 술이 ‘기찬술’인 데다 ‘기찬’이라는 단어가 ‘좋다’라는 뜻과 함께 ‘형편없다’는 의미도 있어 농민들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울산원예농협은 ‘기찬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일자 지난해 12월 시민들을 대상으로 상표 공모를 실시, ‘울산보배’와 ‘한울배’ 등 2개를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원협은 이들 상표를 특허 출원한데 이어 올 추석에 출하되는 배를 ‘울산보배’라는 상표를 사용키로 하고 포장용지까지 주문해놓고 있다.

울주군도 당초 정한 ‘기찬배’가 농민들로부터 외면을 받자 ‘울주’의 영문 이니셜인 ‘UJ’라는 상표를 최근 확정하고 역시 올 추석에 출하되는 배와 단감에 이 상표를 사용키로 했다.

울산시는 “양측을 만나 중재에 나섰으나 자신들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고 밝혀 울산배를 둘러싼 상표 혼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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