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지난 10년간 2만가구 늘어… 공급 크게부족

  • 입력 2005년 8월 19일 03시 05분


코멘트
“시중의 과잉 유동성과 수급 불균형을 방치한 채 각종 규제로 수요만 억눌러서는 부동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국가경영전략포럼은 18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부동산시장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발표자로 나선 주택산업연구원 장성수(張成洙) 정책연구실장은 “현 정부가 30개월 동안 한 달 반에 한 번꼴로 모두 23차례에 걸쳐 부동산대책을 쏟아냈는데도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장 실장은 “주택시장이 안정되려면 주택보급률이 110% 이상은 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주택 439만여 가구와 택지 2억3000만 평을 추가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서강대 김경환(金京煥·경제학과) 교수는 “부동산 문제의 본질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유형의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은 데 있다”며 공급 확대를 제안했다.

1994년부터 2003년까지 10년 동안 서울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 18만 개 가운데 60%가 넘는 8만3000개가 강남, 서초, 송파구에 집중됐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이곳에 공급된 아파트는 2만3757가구로 서울지역 전체 증가분(46만3370가구)의 5.1%에 불과해 공급이 불충분했다는 것.

홍익대 박원암(朴元巖·무역학과) 교수도 “부동산시장의 양극화가 이미 상당 수준 진행된 상태”라며 “정부가 양극화 해소를 위해 과도한 규제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연세대 서승환(徐昇煥·경제학과) 교수는 “10·29 이후 부동산정책이 전반적으로 강공 기조를 유지하면서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국에 걸친 각종 개발 등으로 부동산값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토지정의시민연대 남기업(南基業) 사무국장은 “투기적 가수요 때문에 집값이 상승하고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투기수요 억제 방안을 먼저 마련한 뒤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신용상(申龍相) 연구위원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리면 경기 위축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금리 인상의 느낌을 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