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일진회, 후배에 ‘앵벌이’ 강요

  • 입력 2005년 3월 20일 18시 18분


코멘트
학교폭력 조직인 일진회(一陣會) 소속 학생들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 포항북부경찰서는 일진회를 결성한 뒤 학생들에게 군고구마를 팔게 한 혐의로 20일 포항 모 고교 2학년 김모(16) 군 등 4명을 구속했다.

김 군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포항시내 극장 앞 등에서 일진회 후배인 윤모(15) 군 등 12명으로 하여금 군고구마를 팔게 하는 속칭 ‘앵벌이’를 시킨 뒤 하루 4만 원씩 모두 370여만 원을 갈취한 혐의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군고구마 판매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윤 군 등 4명에게 주먹을 휘둘렀으며 지난해 6월에는 문신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정모(15) 군의 발바닥에 뜨거운 다리미를 문질러 화상을 입히기도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단순 가담자 8명에 대해서는 일진회 탈퇴 각서를 받고 훈방 조치했다.

또 서울 종암경찰서는 일진회를 만들어 후배들로부터 돈을 빼앗고 다른 학교 일진회 회원들과 패싸움을 벌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서울 C정보고 2학년 최모(16) 군 등 6명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은 또 같은 고교 동급생 송모(16) 군과 서울 N중 유모(14) 군 등 1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 군 등은 N중 3학년이던 2003년 3월 동급생 12명으로 일진회를 만든 뒤 같은 해 4월 초 양모(14) 군 등 9명을 위협해 현금 17만5600원을 빼앗은 혐의다.

이들은 또 올해 1월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N중 일진회 후배 11명에게 “내기 축구경기를 하자”고 강요해 11만 원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최 군은 고교에 진학한 후에도 계속 N중 후배들을 상대로 일진회의 리더로 활동하면서 행동강령을 만들고 신입회원을 뽑는 등 조직 규모를 늘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의 활동사항을 신고한 A, B군에 대해서는 ‘자진신고 학생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입건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항=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